오미크론 확산세가 정점을 향해 치닫는 형국이다. 9일 0시 기준 전국의 신규 확진자 수는 34만2446명에 달했다. 전날보다 14만명 증가한 역대 최다 규모다. 누적 확진자는 521만명을 넘겨 국민 10명당 1명꼴로 코로나에 감염됐다. 특히 1일 사망자는 158명, 위중증 환자는 이틀째 1000명대로 늘어나 의료 현장을 긴장시키고 있다.
제주지역도 8일 3054명, 9일 3858명 등 1주일째 신규 확진자가 3000명대를 이어가고 있다. 위중증 환자와 사망자가 잇따르고 있고, 재택치료 환자도 2만명을 훌쩍 넘겼다. 새 학기가 시작되면서 학교 관련 확진자가 늘고 있는 것도 근심거리다. 8일 현재 학생 3204명, 교직원 306명이 양성 판정으로 격리 중이다. 이들의 재택치료 영향으로 가족 내 감염이 확산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미크론이 우세종이 된 후 갈수록 상황이 악화되고 있는 것이다.
이로 볼 때 낮아진 방역 문턱을 노리는 사이 코로나가 다시 우리의 허점을 파고들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로 인해 질병관리청은 올 들어 처음으로 전국의 코로나19 주간 위험도를 최고 단계인 ‘매우 높음’으로 상향했다. 고령층 확진자와 위중증 환자, 사망자의 증가세를 반영한 것이다. 문제는 확산세가 아직 정점을 지나지 않았는데도 이렇다 할 방책이 없다는 점이다.
현재 남아 있는 방역 조치라고는 사적모임·영업시간 제한뿐이다. 시중에는 이마저 곧 사라질 거란 기대가 많다. 만의 하나 긴급 상황이 닥쳐도 정부가 다시 방역조치 강화 카드를 꺼내기는 여러모로 어렵다. 자칫했다간 우리 의료체계가 감당할 수 없어 속절없이 집 안에서 방치되는 확진자가 급증하지 않을까 하는 우려마저 나온다.
치명률이 낮다는 오미크론에도 하루 100명 넘게 죽는 상황이다. 이럴 때일수록 제주도정은 방역·의료 체계를 비상 점검해 사각지대가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도민들도 불필요한 모임과 접촉을 자제하고 믿을 건 방역 수칙뿐임을 명심해야 한다. 특히 접종률이 낮아 폭증세의 뇌관이 될 수 있는 유아·청소년 방역대책이 나와줘야 할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