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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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성중 논설위원

도요새(스나이프)는 몸집이 작은 데다 날렵해 여간해선 사냥하기 어렵다고 한다. 스나이퍼(sniper)는 그런 도요새를 잡을 정도로 사격 실력이 뛰어난 전문적인 저격수를 지칭한다. 단 한방에 명중시키는 ‘일발필중’이 모토다.

베트남전쟁 당시 미군이 적군 1명을 사살하는 데 평균 2만발을 사용한 반면 저격수는 1.3발밖에 사용하지 않았다는 분석이 있다. 포탄과 총탄이 빗발치는 전장에서도 언제 어디서 날아올지 모르는 저격수의 한 발은 치명적 위협이다.

군사 전문가들이 꼽는 최고의 저격수는 2차 대전 당시 핀란드의 시모 해위해다. ‘백색 죽음’이라는 별명을 지닌 그는 1939년 핀란드를 침공한 소련군에 맞서 90일 동안 공식 집계로만 542명을 사살했다. 이른바 보이지 않는 ‘비밀병기’ 중 하나다.

▲전쟁에선 뛰어난 저격수 한 명이 전황을 뒤바꿀 수도 있다고 한다. 1, 2차 세계대전과 베트남전, 이라크전 등을 거치면서 그 중요성을 인정받았다. 현대전에서도 적에게 공포감을 심어 주는 중요한 존재다.

외신은 얼마 전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의 공수사단장이 저격수에게 피격돼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그는 2014년 크림반도 합병 등 주요 작전에서 승승장구해 훈장을 받은 장군이다. 장병들 앞에서 연설하다 저격당해 러시아군 사기를 떨어뜨릴 수 있다는 외신 보도다.

우크라이나는 2차 대전 때 독일군 309명을 저격한 최고의 여성 스나이퍼를 배출하는 등 저격수 강국으로 알려진다. 지금도 러시아의 공격에 대비해 저격수를 집중 양성했고 이례적으로 훈련 영상까지 공개한 바 있다.

▲우크라이나의 격렬한 저항은 여러 비밀병기 덕분이다. 결정적인 건 길이 1.2m·무게 22.3㎏의 미국산 휴대용 대전차 미사일 ‘재블린’이다. 2주 만에 전차와 장갑차 1270대를 파괴하고 전투기 44대, 헬기 48대가 격추됐을 정도다.

또 다른 비밀병기는 우크라이나 국민이다. 대통령이 전투복을 입고 항전을 독려하고, 국민들은 화염병을 만들며 국가 수호를 외치고 있다. 우크라이나를 돕기 위해 참전하겠다며 줄을 잇는 국제의용군들도 뜻밖의 비밀병기다.

유사시에 대비한 첨단무기와 국민의 결사항전 의지, 위기에 빛나는 리더십, 글로벌 연대라는 병기가 이토록 강한 힘을 발휘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국민들의 희생을 최소화하며 하루빨리 평화가 찾아오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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