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도내 황혼 이혼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도내 황혼 이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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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제주지역 전체 이혼에서 ‘황혼 이혼’의 비중이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21년 혼인·이혼 통계’에 따르면 도내에서 30년 넘게 혼인 생활을 유지하다 갈라서는 ‘황혼 이혼’은 161건으로 전체 이혼(1490건)의 10.8%를 차지했다. 자녀들이 성장한 후 여러 사유로 이혼을 선택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황혼 이혼은 앞으로도 증가할 가능성이 크다. 과거보다 평균 수명이 늘고 고령 인구도 많아졌다. 사회적으로 이혼을 바라보는 시선이나 가치관도 달라졌다. 이와 관련해 황혼 이혼이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은 일본의 관련 연구를 주목할 필요 있다. 이혼은 70% 이상이 여성이 먼저 제기하고 있다. 오랫동안 참았던 미움이 크게 작용한다는 것이다. 여성은 3년이 지나면 이혼 쇼크를 극복하지만, 남성은 사회와 단절된 홀로 사는 노인으로 전락할 확률이 높다.

이와 비슷한 사례로 국내 한 의대 연구팀의 연구 결과도 있다. 남편의 은퇴로 인해 아내의 우울증 위험이 70%까지 증가했다는 내용이다. 이른바 ‘은퇴 남편 증후군’이다. 남편이 은퇴하고 집에만 있으면 아내가 심신의 피로나 스트레스를 느끼는 것을 말한다. 이것이 심하면 우울증, 불면증 등 다양한 증상을 일으킨다. 여기에 직장에서 멀어진 남편의 우울감이 더해지면 부부 관계가 심각한 상황에 이를 수 있다.

전문가들은 황혼 이혼을 예방하려면 부부간의 이해와 소통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은퇴한 남편은 집에만 있지 말고 바깥 활동을 늘려야 한다고 권한다. 요즘은 코로나19로 인해 외부 활동이 힘들지만, 각종 모임이나 사회·봉사활동을 하면 치매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고 하니 참고했으면 한다.

‘궁하면 변해야 하고, 변하면 통하고, 통하면 오래갈 수 있다(窮則變·궁즉변, 變則通·변즉통, 通則久·통즉구)’라는 말이 있다. 궁은 막다른 곳에 이르러 더 나아갈 수 없는 상황을 가리킨다. 이혼 위기에 처한 부부의 처지도 일종의 궁이라고 할 수 있다. 가부장적인 사고에서 벗어나 변해야 한다. 그래야 부부 관계가 오래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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