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보다 흔한 국민질환? ‘이상지질혈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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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병원 심장내과 성충실 과장

국민질환이라고 할 수 있는 고혈압 이상으로 흔한데 관심은 부족한 질환이 있습니다. 바로 이상지질혈증입니다. 쉽게 말하면 혈액 중에 지질, 지방 성분이 너무 많거나 적은 상태인데요. 지방은 우리 몸에 꼭 필요한 영양소이지만, 지질 대사 과정에 이상이 생겨서 LDL 콜레스테롤이 지나치게 많아지면 장기적으로 심장 질환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혈관 청소부 역할을 하는 HDL 콜레스테롤이 지나치게 낮아져도 마찬가지로 혈관의 문제와 심장질환의 위험을 높일 수 있습니다.

문제는 이상지질혈증이 매우 흔한데 비해 관심은 적다는 것입니다. 이미 국내 환자가 1100만 명을 넘었고, 한국지질동맥경화학회가 발표한 2020년 통계를 보면 20세 이상 성인의 38.4%가 이상지질혈증으로 나타나기도 했습니다. 20세 이상 성인 유병율이 약 29% 정도인 고혈압보다도 흔한 질환입니다. 증상이 특별히 없고, 당뇨병이나 고혈압만큼 위험성이 알려지지 않았다 보니 환자분들도 심각하게 여기지 않는 경우가 많은데요. 진단을 받고 지속적으로 치료하는 환자도 절반이 채 되지 않는 40.2%에 불과합니다.

여러 신체 기능이 나이가 들수록 떨어지기 때문에 자연히 좋지 못한 콜레스테롤이 늘어날 수 있습니다. 갑상선 질환처럼 특정 질환 때문에 이상지질혈증이 발생할 수도 있고요. 하지만 지방이 많이 함유된 음식이나, 탄수화물을 과도하게 섭취하는 것도 문제가 됩니다. 스트레스나 운동부족, 비만, 음주나 흡연도 마찬가지로 이상지질혈증 위험을 높입니다.

이상지질혈증이 장기화되면 지방이 점차 혈관에 쌓여서 좁고 단단해지는 죽상경화가 발생하고, 결국에는 심혈관질환으로 이어지게 되기 때문입니다. 이 진행은 서서히 이뤄지는데, 20대 초반 혹은 그 이전부터 이상지질혈증이 발생해 혈관 내막에 콜레스테롤이 쌓이면서 점차 죽상경화증이 시작되고, 20~30대가 되면 단단한 막으로 쌓인 죽상경화반이라는 것이 형성되기 시작합니다. 40대 이후에는 죽상경화반이 커져 동맥이 좁아지면서 협심증이나 말초동맥질환 등이 발생할 수 있고요. 만약 죽상경화반 파열로 혈전이 떨어져 나오면 혈관을 막아 심근경색이나 뇌경색 등으로 사망에 이를 수 있습니다.

이 과정에 거의 증상이 없기 때문에 환자 스스로 위험성을 인지하기도 어렵습니다. 대개 건강검진 후 내원을 하는데 검사 결과 총콜레스테롤, 중성지방, LDL콜레스테롤, HDL콜레스테롤 중에 1개에만 문제가 발생해도 이상지질혈증으로 진단합니다. 다행인 건 당뇨나 고혈압에 비해 비교적 수치 조절이 쉬운 편이라는 겁니다.

혈관 관련 질환, 당뇨병, 고혈압, 흡연, 관상동맥질환의 가족력 등을 두루 고려해서 개인에게 맞는 목표 수치를 결정하게 됩니다. 이후 약물치료와 생활습관 교정을 통해 수치를 조절하는데요. ‘약을 계속 먹어도 되나하는 생각에 임의로 약물치료를 중단하지 마시고, 의료진과 함께 적극 관리해 나가시기 바랍니다.

예방을 위해서는 평소 가급적 포화지방산과 트랜스지방산이 들어있는 음식들은 피하셔야 합니다. 육류의 지방뿐만 아니라 마가린, 쇼트닝 등이 함유된 과자 등의 가공식품도 피하시는 게 좋습니다. 술이나 흡연은 당연히 좋지 않습니다. 하루 30분 이상 꾸준한 유산소 운동을 통해 정상 체중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당뇨병, 고혈압 같은 다른 만성 질환도 잘 관리를 하셔야 하고요. 주기적으로 검진을 받으면서 필요하다면 혈관초음파 등의 검사를 받는 것도 중요하다고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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