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은 새로운 삶의 시작
노년은 새로운 삶의 시작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김문기 편집국 부국장

허장휘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 ‘늙어가는 길’은 노인의 삶을 다룬 작품이다. 2년 전 제13회 서울노인영화제, 제2회 평창국제평화영화제에서 호평을 받았다.

러닝타임 18분으로 영화는 시낭송 활동으로 노년의 삶을 살아오던 한 여성이 새로운 활동을 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시낭송 활동을 팟캐스트로 만들어 유튜브에 업로드 하는 작업이다.

그런데 항상 열정적으로 아무 걱정이 없어 보이던 주인공의 삶에 최근 큰 변화가 생겼다. 극심하게 시력이 나빠진 것이다.

해야 할 일도 많은 주인공에게 닥쳐온 시련에 억장이 무너지고 살아갈 날들이 막막하다. 그렇다고 삶을 놓고 싶지 않은 주인공은 오늘 할 수 있는 최선의 노력을 다해 삶을 살아간다.

멋진 노년을 살아가는 주인공의 이면에 감춰진 아픔이 담겼다.

나이 들어 가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를 생각하고, 나이 들어서도 어떤 삶을 살아야 하는 것인지 고민하게 하는 작품이다.

의료 기술이 발전하면서 백세 시대를 맞았다.

지난 2월 기준 제주지역 인구(주민등록 기준) 67만7143명 중 65세 이상 인구는 11만7538명으로 5년 전인 2017년 2월 8만9897명 대비 2만7641명 늘었다.

전체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7.4%로 5년 전(14%)보다 3.4%p 늘었다. 100명 중 17명 이상인 고령사회를 맞은 것이다.

오래 살게 됐다는 기쁨도 잠시, 우리에게는 긴긴 노후 기간 필요한 생활비 마련과 남은 시간을 어떻게 보내야 하는 숙제를 안게 됐다.

이처럼 고령화 사회가 가속화되는 가운데 우리나나 국민 중 ‘외롭다’고 느끼는 비중은 60세 이상이 가장 높았다.

한국행정연구원이 지난해 실시한 연령대별 사회적 고립감 조사 결과에 따르면 60세 이상에서 ‘외롭다’고 느끼는 비중은 31.4%로 전체 평균 22.2%보다 높았다. ‘아무도 나를 알지 못한다’고 느끼는 비중도 60세 이상이 18.7%로 전 연령대에서 가장 높았다.

나이가 들수록 사회적 고립감을 심하게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반면 국민 중 몸이 아플 때 집안일을 부탁해야 할 경우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비중을 보면 60세 이상이 68.9%로 전 연령대에서 가장 낮았다.

낙심하거나 우울해서 이야기 상대가 필요한 경우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비중도 60세 이상이 71.6%로 모든 연령대에서 가장 낮았다.

국가인권위원회의 국가인권실태조사(2020년)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 국민들의 차별 경험률도 ‘경제적 지위’ 다음으로 ‘연령’이 차지했다.

바야흐로 나이가 들면 요양원, 양로원에서 가족들과 떨어져 혼자 가는 저승길을 준비해야 하는 시대다.

‘이고 진 저 늙은이 짐 풀어 나를 주오/나는 젊었거니 돌이라 무거울까/늙기도 설워라커늘 짐을 조차 지실까’

조선 중기 노인을 공경해야 함을 강조하는 시조를 남겼던 송강 정철이 살아돌아와 지금의 세태를 본다면 어떻게 생각할까?

최근 대한노인회 서귀포시지회가 올해 특수시책으로 100세 이상 장수 어르신들을 찾아 만수무강을 기원하는 ‘사랑나눔 사업’을 펼치고 있다는 소직을 접했다.

나이가 들어 대화 상대가 없어 외로움을 느끼던 어르신들은 살아오면서 가장 행복했던 이야기, 슬펐던 순간 등을 회상하며 미소와 눈물을 보였다고 한다.

노년은 새로운 삶의 시작이라는 말이 있다.

노인 복지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할 때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