잊혀가는 식목일의 잔상(殘像)
잊혀가는 식목일의 잔상(殘像)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김양택, 前 탐라교육원장·칼럼니스트

지난달 강원도와 울진지역에 대형 산불이 발생했다. 10일간 화마가 할퀴고 간 산불은 축구장 3만 개의 넓이라 한다. 한 사람의 실수가 이렇게 큰 피해를 줄 줄이야…. 산불 원인 중 70%가 사람에 의해 발생한다고 하니, 인재인 것만은 틀림없다.

잿더미가 된 산림을 복원하려면 곤충정착에는 14년, 토양회복에는 100년이란 세월이 흘러야 옛 모습을 찾을 수 있다니, 마음이 시커멓게 타들어 간다.

내일은 식목일이다. 예전 같으면 공휴일로 전국 곳곳에서 나무심기 행사를 성대하게 거행하고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정부에서는 일하는 날이 줄어 생산성이 저하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에 공휴일에서 제외했다. 안타깝다.

일본의 경우에는 자연을 사랑하고 생명을 존중하는 날로 춘분을 법정 공휴일로 정하고 있고, 싱가포르는 공원과 정원이 1053개로, 도시 전체가 공원이다. 도시와 자연의 공존하고 있는 모습이 부러울 따름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나무심기 행사를 오래전부터 행해져 왔으나, 1949년 4월 5일 이승만 대통령이 식목일을 공휴일로 정하면서 본격화됐다. 그 후 한국전쟁 중인 1951년에도 식목일을 공휴일로 정해 황폐한 국토에 나무를 심었다.

학창 시절 식목일을 맞이하면 학교림이나 가까운 산을 찾아 나무심기를 했다. 학교뿐인가 직장이나 마을에서도 너나 할 것 없니, 나무심기에 동참했다. 그때는 언제 이 나무들이 자라 숲을 이룰까 반신반의했다.

그런데 지금은 그 나무들이 자라 울창한 숲을 이루고 있다. 방풍역할을 하는 가하면 재목이나 땔감으로도 사용하고, 그늘을 만들어 주는 쉼터가 되기도 한다. 힐링을 위한 장소로, 건강에 좋은 피톤치드를 뿜어내기도 한다. 나무가 주는 혜택은 헤아릴 수조차 없다.

제주에는 곶자왈이 잘 형성되어 있다. 천년의 숨결이 어린 이곳은 사람의 허파와 같은 역할을 하기도 한다. 맑은 공기와 숲은 동식물의 안식처가 되기도 하고, 사람들에게 귀한 생명수를 얻을 수 있는 중요한 곳이기도 하다.

그런데 일부 사람들은 곶자왈까지 훼손하면서 건설을 서슴지 않고 있다. 숲은 누구 개인의 소유물이 아니다. 우리 모두의 것이고 후손들에게 물려줘야 할 자산이다.

‘사람은 자연보호 자연은 사람보호’란 말이 있다. 사람이 자연을 보호하지 않으면 자연은 인간을 외면할 것이다. 따라서 사람과 자연은 함께 존재할 수밖에 없다. 물론 우리가 건설을 해야 할 경우에라도 자연을 먼저 생각해야 한다. 자연은 한번 훼손하면 원래의 모습을 찾기란 불가능하다.

대선이 끝났다. 승자와 패자는 있게 마련이다. 승자는 패자에게 격려를 패자는 승자에게 축하를 해 주는 것이 소통이고 화합이며 아름다운 모습일 것이다.

그러나 아직도 승자와 패자간 앙금이 가시지 않는 모양새다. 서로가 사분오열 분열과 갈등만이 난무할 뿐이다. 우리나라가 선진국으로 가는 길은 지도자는 물론 국민들의 의식이 바뀌어야 한다. 자기편만을 고집한다면 우리의 미래는 암울할 수밖에 없다.

사람과 사람, 사람과 자연이 “공생과 공존”할 때만이 안정과 평화를 누릴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본란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