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 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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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지찬, 한마음병원 재활의학과장

안면신경을 침범하는 흔한 질환으로 19세기 초에 스코틀랜드 의사인 찰스 벨(Chales Bell)이 이 질환에 대해 기술한 이후 벨 마비라 명명하게 됐습니다. 주변에서 드물지 않게 보게 되는 질환으로 매년 1만명당 1~4명 정도로 발생하며 전 연령군에서 발생하지만 20세 미만에서는 드물게 생기며 나이가 증가할수록 유병률이 증가합니다. 찬바람을 맞거나 찬 곳에 엎드려 자고 난 후, 아니면 몸 상태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감기 등에 걸린 후 어느 날 갑자기 입이 돌아가고 눈이 감기질 않고 얼굴이 비뚤어지는 증상이 나타나는데 이는 안면신경에 염증이 생겨 부어오르거나 눌리면서 나타나는 마비 증상으로 편측 안면마비의 가장 흔한 원인입니다. 보통 2~3일 정도 증상이 더 심해지다 발병 2주 후부터는 서서히 호전을 보입니다. 대부분 3~6개월 이내에 95% 이상에서 완전히 회복됩니다.

한쪽 귀 뒤로 은근한 통증이 있은 후 안면근육에 힘이 가지 않아 표정이 없어지고 입이 마비되지 않은 쪽으로 돌아가며 입이 처지고 뺨과 입 사이의 골이 없어지고 편편해지며 입술을 꽉 다물 수 없고 씹기 불편해 마비된 쪽에 음식이 고이거나 침이 밖으로 흐르기도 합니다. 이마에 주름이 없어지고 눈썹과 눈꺼풀이 더욱 처지며 눈을 완전히 감을 수가 없게 돼 눈을 뜨고 자게 됩니다. 따라서 눈이 쉽게 건조해지고 눈에 먼지가 들어간 듯한 이물감과 충혈이 생기며 눈물이 자주 흐르고 심한 경우는 각결막염 또는 찰과상 등이 생기기도 합니다. 혀의 미각이 부분적으로 없어지기도 합니다. 드물게는 안면신경이 회복돼도 정상적인 안면근육 운동이 이루어지지 않고 근육 경련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이러한 증상이 있어 병원에 내원하게 되면 안면신경 마비의 증상과 형태, 그리고 동반된 증상을 관찰하고 신경학적 검사를 시행하며, 필요한 경우 다른 질환과의 감별을 위해 컴퓨터 촬영이나 MRI 검사 등의 정밀검사를 시행할 수도 있으며, 발병 후 약 2주정도 지나 근전도 검사를 시행해 신경손상 정도를 알아보고 예후 등을 추정해 볼 수 있습니다.

벨 마비의 경우 대부분 3~6개월 이내에 회복이 되지만 그 후에도 전혀 회복되지 않거나 두통이 심한 경우, 청력이 소실된 경우, 다른 마비 증상이 있거나 반복되는 안면신경 마비가 있는 경우에는 필히 그 원인을 찾아보아야 합니다.

뇌졸중으로 안면마비가 발생한 경우에는 최대한 빨리 치료를 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러나 벨 마비의 경우는 시간을 다투는 응급질환은 아니며 안면신경에 염증반응 생겨 나타나는 질환으로 신경 염증이 더 진행되지 않게 하기 위해 단기간에 고용량의 스테로이드를 사용하며 경우에 따라 항바이러스제 등의 치료가 동반되기도 합니다. 보충적으로 비타민 B6, B12, 와 아연 등 미네랄이 처방되기도 합니다. 두통이 있을 시 진통제를 처방하기도 합니다. 벨 마비 또한 빨리 치료를 시작하면 할수록 그 후유증이 남을 가능성이 낮아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발생 초기에 약물치료와 안면근육의 변성 예방과 신경 재생을 돕기 위한 전기자극치료, 안면 마사지, 표정 짓기 같은 안면근육 운동 등 보존적 치료를 합니다. 회복이 불가능하거나 완전한 안면신경마비 시에는 수술적 치료를 할 수도 있는데 안면신경을 원상태로 완전 회복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며 주로 눈과 입주위의 불편함을 제거하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벨 마비의 경우 대부분 3~6개월 이내에 95% 이상에서 완전히 회복됩니다. 그러나 다른 원인이 있는 경우에는 경과가 길어지거나 합병증이 남을 수도 있으며 드물게 재발하기도 하며 반대편에 안면마비가 발생하기도 합니다.

따라서 증상이 생기자마자 초기에 적극적인 약물치료와 재활치료를 하면 큰 후유증 없이 회복할 수 있습니다. 물론 충분한 휴식과 영양 섭취를 권하며 음주 흡연 등을 금하는 것은 당연하다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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