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백꽃의 향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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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허자, 광주대각사 주지·제주퇴허자명상원장

“돔박꼿이 피었다.

제주 4·3은 아직도 이름표가 없다.

민중 항쟁, 집단 학살~~

인생도 무진장으로 답이 많건만

그 서러운 한 어찌할 수 없어

핏빛 돔박꼿으로 피었을까

천 송이 만 송이로 절규하듯

제주엔 가슴마다 돔박꼿이 피었다.”

올봄 제주 전역에는 붉은 돔박꼿(제주어)이 화들짝 피어났다. 관광객들은 여기저기 피어난 돔박꼿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느라 여념이 없다. 제주 4·3의 74주년 추념식은 제주평화공원에서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과 김부겸 국무총리가 동참한 가운데 조촐히 열렸다. 코로나 팬데믹의 여파로 수많은 대중이 참여치 못한 것은 유감이지만 그래도 내용만큼은 여느 해 못지않게 진지한 모습이었다. 아직도 그 한(恨)을 다 풀지 못한 4·3 희생자들과 유가족들의 슬픔을 위로라도 하려는 듯 까마귀 떼들이 공중을 날며 ‘까악까악!’ 소리 내어 울며 날았다. 제주 4·3은 마땅히 사실규명과 충분한 배 보상이 이루어져야 함은 물론이지만 두 번 다시 이런 참극이 재현되지 않도록 깊이 반성하는 일은 우리의 몫이다. 그리고 4·3의 모든 자료들을 모아 세계문화재에 역사기록으로 등재시키는 일 또한 게을리 해서는 안 된다.

자고로 모든 역사는 단순한 과거사가 아니라 현재와 미래에 대한 귀감이 되고 사표가 되는 것이어야 한다. 동학혁명과 3·1운동, 4·19의거에 이르기까지 우리 민족정신은 불의에 항거하면서 대한대륙(한반도라는 말 대신)의 역사와 정의를 수호하는 데 목숨을 초개(草芥)처럼 여겨왔다. 그것이 오늘날 4·3의 정신으로 이어져 온 것이다.

역사는 기록이요, 거울이다. 그래서 자손들과 후학들에게 부끄러움으로 전해지는 우를 범해서는 안 된다. 자주 말해 왔지만 삼불치(三不恥), 곧 조상 앞에서 자식 앞에서 그리고 거울 앞에서 부끄럽지 않는 삶을 살아야 한다. 우리가 74년째 4·3을 기리는 것도 바로 두 번 다시는 4·3과 같은 동족 간의 참극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함이다. 어떤 이는 평화를 말할 때 ‘전쟁 후의 장송곡’이라는 극언을 서슴지 않았는데 나는 이에 결코 동의할 수 없다. 평화는 전쟁 이전의 백신과도 같은 것이다. 그러므로 전쟁을 예방하는 길만이 가장 최선의 평화이다

최근 러시아 대통령 푸틴은 우크라이나 침공을 단행하였다. 당장 점령당할 것 같은 우크라이나의 저항은 생각처럼 만만하지 않았다. 우크라이나 젤렌스키 대통령은 항전을 선포하고 끝까지 수호하겠다는 강력한 의지를 표명, 조국수호에 목숨을 걸고 있다. 이에 동조하는 우크라이나 젊은이들은 해외에서조차 속속 입국하여 전투장으로 달려가고 있다. 그야말로 민관군이 하나가 되어 나라를 지키는 데 총력을 다 기울이고 있다.

대한대륙을 가로 지르는 휴전선은 세계 유일무이의 전쟁의 상징이다. 하루 속히 휴전선을 거둬내고 남북한 평화통일이 이뤄져야 한다. 그것이 세계평화에 기여하는 일임을 잊어서는 안 된다. 활짝 핀 돔박꼿을 바라보면서 우리가 다짐해야 할 것은 평화에 대한 염원이요, 남북 간의 평화무드의 조성이다.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의 개방, 그리고 판문점의 대화가 하루 속히 재개되기를 기원한다.





※본란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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