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민락(與民樂)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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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영, 편집이사 겸 대기자

여민락(與民樂). 말 그대로 백성과 함께 즐거워한다는 뜻이다.

여민락은 거슬러 올라가면, 맹자의 정치사상에 뿌리를 두고 있다.

여민동락(與民同樂)이다.

무릇 임금이란 존재는 ‘백성과 더불어서, 즐거움을 함께해야 한다’는 정치철학이다.

맹자가 개인적인 취미로 음악을 좋아한 양나라 혜왕에게 충고하는 대목이 ‘맹자’ ‘양혜왕’편에 나온다.

혜왕이 자신이 즐기는 음악을 맹자에게 들려준다.

이에 맹자는 “진정한 음악이란 백성과 더불어 즐겨야 하는 것이지 왕 혼자만 즐긴다면 백성이 이맛살을 찌푸리며 원성을 터트릴 것이다. 왕은 부디 혼자 음악을 즐기지 말고 백성과 더불어 해야 한다”고 충고한다.

왕만 즐기는 음악, 그리고 백성과 더불어 즐기는 음악 그 차이에 여민동락의 의미가 있다.

▲조선조 세종(世宗)은 ‘용비어천가’의 사설 일부를 가져와 선율에 맞춰 노래하는 악곡을 지었는데 이것이 바로 ‘여민락’이다.

세종은 우리 음악의 독창성을 자랑하고 애민 정신을 기르고자 여민락을 만들었다.

비록 조선왕조의 정당성과 태조 이성계의 위업을 알린다는 의도는 있었지만 백성들을 아끼고 사랑한다는 왕도정치의 이념을 분명하게 표방하고 있다.

▲6·1 지방선거가 한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여야의 도지사 후보군이 일단 간추려졌고, 이달 말이면 각 정당의 후보들도 결정돼 본격적으로 도백을 향한 경쟁이 시작된다.

후보들이 제주를 어떻게 변화시키고 이끌어나겠다는 차별화된 정책과 포부를 밝히고 있지만 이들의 공통점은 ‘도민과 함께’하겠다는 ‘여민락’이다.

하지만 ‘여민락’을 실천하는 것이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것은 역대 도지사들의 행보에서 곱씹을 수 있다.

취임 초기에는 협치와 소통을 내세우며 도민과 함께하겠다고 했지만 시간이 지나며 ‘끼리끼리’ 정치가 됐고, 그 피해는 결국 도민들에게 돌아왔다.

흔히 말하는 ‘그들만의 리그’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끊임없는 소통이 필요하다. 소통은 같은 생각을 맞추는 것이 아니라 다른 생각을 이해하는 행위다.

소통은 말로만 되지 않는다.

다른 생각을 지속적으로 만나고, 다른 생각을 귀담아 들어야 하는 것이다.

앞으로 4년 ‘여민락’을 행할 수 있는 도지사가 탄생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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