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1)애틋한 전설 간직…빼어난 절경 자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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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시바위(서귀포시 호근동)
서귀포시 호근동의 각시바위,
서귀포시 호근동의 각시바위,

서귀포시 호근동에 우뚝 솟아있는 각시바위.

제주의 오름 명칭 대부분은 ‘새별오름, 이달봉, 고근산, 대병악’ 처럼 고유 이름 뒤에 ‘오름·봉·악·산’ 등이 붙는데, 이 오름은 ‘바위’라는 명칭이 있어 특이하다. 아마 제주 오름 중 바위라는 이름을 가진 오름은 이 각시바위 뿐일 것이다.

특히 아내의 제주어인 ‘각시’라는 이름에서 어떤 애절한 사연을 간직했음을 느낄 수 있다.

먼 옛날 어느 양가집 며느리가 아들을 얻기 위해 이 바위를 찾아 치성(致誠)을 들이다가 회한(悔恨)을 안고 죽었다는 전설이 있어 각시바위, 혹은 각수바우(일명 열녀바위)로 불리게 됐다고 전해진다.

이를 한자로 각수악(角秀岳)이라고 하고, 또한 오름의 모양새가 학이 날개를 펴고 앉아 있는 모습과 닮았다고 해서 학수악(鶴首岳)·학수바위라고도 한다.

서귀포시 호근동 주변에 있는 ‘영산사’라는 사찰 주변 적당한 곳에 주차한 후 영산사 주변으로 걷다가 사찰 뒤편 탐방로를 통해 정상에 이를 수 있다.

바위산이라는 이름이 말해주 듯 탐방로 대부분이 돌밭이다.

주차한 곳에서 각시바위 정상을 보면 가파른 경사에 뾰족한 정상부위가 마치 괴기공포영화에 등장하는 거대한 뿔이 달린 괴물과 같은 모습이다.

하지만 정상에 올라서니 부드러운 바위들이 서로 엉켜 있는 가운데 서귀포시의 전경이 한눈에 조망된다.

각시바위 정상에서 바라본 서귀포시 앞바다의 풍경.
각시바위 정상에서 바라본 서귀포시 앞바다의 풍경.

저 멀리 제지기오름을 비롯해 섶섬 등 서귀포 앞바다와 동쪽으로는 거린사슴오름 등 제주의 남동부의 아름다운 풍광이 정상까지 오면서 흘린 땀을 씻어주기에 충분하다.

각시바위의 바위들은 특이한 점이 있다. 산체를 구성하고 있는 바위들은 조면암질로 녹회색을 띠며, 굳고 단단한 세사질(細沙質) 암석이다. 자성을 띤 자철광도 포함돼 있어 나침반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상부의 바위지대를 제외하고는 전체적으로 구실잣밤나무, 참가시나무, 참식나무, 붉가시나무 등 울창한 난대림 숲이다.

표고 395m에 비고 140m로 북쪽 비탈은 완만한 편이지만, 남쪽 비탈은 세 가닥의 등성마루가 뻗어 내리면서 주봉을 중심으로 좌우로 마치 학(鶴)이 날개를 펼친 듯 뻗어 내리고 있다.

특히 정상부에 얼기설기 얽힌 바위 틈 사이로 하늘을 보니 정말 학이 날개를 펼친 모습으로 신비감을 자아낸다,

올라왔던 길과는 다른 길을 택해 하산하다 보니, 한 묘지 옆에 거대한 바위가 서로 맞대어 기대어 있는 모습도 인상적이다.

이승과 저승이 함께 기대어 있는 듯한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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