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의 빚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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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성중 논설위원

투자 방법 중 대출을 이용한 ‘지렛대(레버리지)’ 투자가 있다. 갖고 있는 돈에 대출을 더해 투자원금을 늘려 수익을 늘리는 방법이다. 요즘 젊은층이 빚을 내 투자하는 이른바 ‘빚투’와 같은 개념이다.

예컨대 10% 수익률이 예상될 때 자기 돈 5000만원에 5000만원을 빌려 1억원을 투자하면 이익이 1000만원이다. 금융비용이 붙겠지만 그래도 20%에 가까운 수익률이다. 또 빚을 내 집을 샀더니 성공했다는 사례도 허다하다.

이제 빚을 활용하지 못하면 시대에 뒤떨어졌다는 평가를 받는 세상이다. 이자를 감당하고도 남는 수익을 올릴 수 있다면 당연히 빚을 내는 게 요즘의 투자법이다. 그러나 지나치면 모자란 것만 못하다 했다. 지렛대에는 감당할 만큼의 부채를 올려야 한다는 숙제가 뒤따른다.

▲작년 4분기 가계의 가처분 소득이 1년 전보다 52조원 늘어난 반면 가계 빚은 135조원 증가했다고 한다. 각 가정의 부채 증가 속도가 쓸 수 있는 소득보다 3배 빨랐다는 말이다.

특히 대출을 끌어모아 주택 구입에 나선 20~30대 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이미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연 7%까지 치솟아 직장인 소득의 상당 부분을 이자로 내야 하는 형국이다. 금리 상승기를 맞아 살얼음판을 걷는 처지에 내몰린 것이다.

무엇보다 정책 실패 탓이 크다. 잘못 설계한 부동산 정책으로 ‘미친 집값’ 현상을 불러왔다. 좌절한 2030 세대가 빚투에 나서며 빚더미에 올라앉았다는 해석이 많다. 여기에 집값마저 빠르게 떨어진다면 상당수가 경제적 파산 위기에 몰리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는 예측까지 번지는 상황이다.

▲현대인은 빚더미 속에서 살아간다. 학자금을 빌려 대학 다니고, 옷이나 차를 할부로 구입하는 게 일상화됐다. 집을 살 때도 대출을 받는 걸 당연히 여긴다. 그러다가 금리가 인상되면 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져 먹을 거, 입을 걸 줄이는 대출자가 속출하는 걸 본다.

빚진 죄인이라 했다. 채무에 얽히면 하루하루 마음의 병을 키우기 일쑤다. 높은 이자까지 적용되면 다른 재산까지 손실이 가고, 가정 파탄이 오기 쉽다.

이 모두 청년 취업문이 좁아지면서 부의 축적은 물론 내 집 마련이 불가능할 거라는 조바심이 작용한 탓이란 진단이다. 상황이 변하면 언제든 빚의 함정에 빠질 수 있다. 내 집 마련의 꿈을 위한 빚투도 이해되지만 능력치를 넘지는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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