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벌의 경고
꿀벌의 경고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김대영 편집이사 겸 대기자

‘꿀벌이 지구상에서 사라지면 인류는 4년밖에 살아남지 못한다.’

아인슈타인이 경고했다는 이 말은 꿀벌이 사라지면 인류에게 상당한 타격이 불가피하다는 점에서 상징적 의미를 갖는다. 이 같은 일이 실제 일어나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이달 초 발표한 바에 따르면 지난 겨울에만 국내에서 월동 중인 사육 벌꿀 약 39만 봉군(약 78억 마리)가 폐사했다.

전체 240만 봉군(약 480억 마리)의 16%가 넘는 수준이다.

제주지역도 마찬가지다.

제주도가 지난 2월 말 기준 도내 514농가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무려 55.3%인 284농가에서 꿀벌이 사라지는 피해를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벌통을 기준으로 7만8767봉군 가운데 26%인 2만463봉군에서 꿀벌이 실종된 것으로 4억 마리가 폐사한 것으로 조사됐다.

▲꿀벌은 인류의 삶에 필요한 부산물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영농법에도 혁신을 일으킨 곤충으로 현대 농업에서 필수 불가결한 존재다.

다양한 작물들은 수꽃의 꽃가루를 암꽃에게 묻히는 수정 작업이 필요한데, 이를 꿀벌들이 수행하고 있는 것이다.

유엔 식량 농업기구(UN FAO)에 따르면 인간이 먹기 위해 기르는 작물 종의 약 64%가 꿀벌을 통해서 가루받이를 한다고 추정된다.

미국 하버드대학교 연구진은 국제 학술지에 꿀벌 등의 꽃가루 매개 곤충이 사라질 경우 매년 142만명 이상이 숨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꿀벌의 개체 수가 감소하는 원인은 다양하다. 지구 온난화와 이동 양봉, 전염병 바이러스, 전자파, 살충제 등이 복합적으로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된다. 특히 농작물을 재배하는데 쓰이는 살충제인 네오니코티노이드는 꿀벌의 귀소성에 영향을 미쳐 유럽연합은 이 살충제의 사용을 제한하고 있다.

여기에 지구 온난화도 꿀벌 개체 수 감소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전문가들은 꿀벌이 겨울을 나기 위해 봉구를 형성하는데 갑자기 기온이 올라가면서 봉구가 깨지고 일벌이 먹이를 가지러 나갔다가 다시 추워지면 얼어 죽으면서 꿀벌 실종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한다.

결국 꿀벌 실종 미스테리는 인간에 의해 촉발된 것이다.

생태계의 중심을 이루는 꿀벌이 멸종된다면 식량 공급이 제한되는 것 이상의 치명타가 인류에게 올 것이다. 꿀벌을 보호하기 위한 의식적 노력들이 선제적으로 이뤄져야 할 때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