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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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영호 시조시인

미군이 탄 지프나 트럭이 나타나면 아이들은 큰길로 달려 나갔다. 흙 자갈길이라 천천히 다가오면 초콜릿 원 기브 미, 껌 원 기브 미를 외치며 차 뒤를 따랐다. 때때로 껌이나 초콜릿을 던져주었는데 색다른 것이 있었다. 까서 맛을 보니 썼다. 나중에 커피란 걸 알았다. 1960년대에 재일교포들의 고향 방문이 잦았다. 친족에게 주로 커피 가루가 든 병을 선사했는데, 처음으로 설탕을 탄 커피 맛을 본 사람이 많았다.

우리나라에서 처음 커피를 마신 사람은 고종 황제다. 일본 등 주변 국가 세력이 복잡해지자 고종이 러시아 공사관으로 피신 가서 커피를 대접받았다고 한다. 일제강점기 때는 다방문화가 발전하여 문인들이 모여 주로 커피를 마셨다. 6·25 전쟁 때는 미군에 의해서 우리나라에 인스턴트커피가 보급되기 시작했다.

커피는 100여 가지 이상의 향을 가지고 있다. 그만큼 향미가 풍부한 식음료의 재료이다. 그래서 커피 한잔하며 사람과 사람이 함께 소통할 수 있게 만드는 교감의 음료로써 인기가 매우 높다. 따라서 현대 사회에서 커피는 우리의 삶과 떼려고 해도 뗄 수 없는 밀접한 관계가 되고 말았다.

지난해 우리나라 커피 수입액이 처음으로 1조 원을 넘어섰다. 관세청에 따르면, 지난해 커피(원두·생두·캡슐·인스턴트믹스 등) 수입액은 전년보다 24.2% 증가한 91648만 달러(1488억원)로 집계됐다 가장 많이 수입한 국가는 세계 최대 식품 기업 네슬레 본사가 있는 스위스였다. 이어 콜롬비아, 브라질, 미국, 에티오피아, 베트남 순이었다.

그래서인지 커피 전문점도 프랜차이즈를 비롯한 커피 음료 점도 크게 늘었다. 국세청의 100대 생활 업종 통계에 따르면, 2017년 말 44305곳이던 커피 음료 점은 지난해 12월에는 83363곳으로 배에 가깝게 급증했다. 제주도 예외는 아니다.

커피는 중추신경계에 작용해 정신을 각성시키고, 피로를 줄이는 등 여러 가지 효과가 있다. 하지만 중독성이 강해 다량 섭취하게 되면 해()가 될 수도 있다. 식생활 안전관리 특별법에 의해 초··고교 모든 학교에서는 커피 등 고카페인함유 식품은 판매하지 못하도록 하고 있다. 이유는 어린이와 청소년이 올바른 식생활 습관을 갖도록 하려는 취지에서다. 정부가 정한 카페인 1일 섭취 권고량은 성인 400이하, 임산부 300이하이다. 공복에 마시면 좋지 않다고 한다. 하루 두 잔 정도로 권장하고 있으니 새겨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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