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2)갯거리오름과 선소오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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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가 잘린 오름...극락세계로 이르는 곳

하나의 오름인데 허리가 잘려 두 개의 오름.
제주시 한림읍 명월리와 금악리에 걸쳐져 있는 갯거리오름과 선소오름.
오름의 모양이 개의 꼬리를 닮았다고 해서 개꼬리오름.

갯거리오름 정상에서 바라본 비양도. 갯거리오름 정상에서 보는 선소오름 능선.
갯거리오름 정상에서 보는 선소오름 능선.

이 오름 앞에 서있는 표지석에는 “한림읍 명월리에 있는 표고 253m, 비고 69m의 오름이다. 오름의 형태는 하나의 몸체가 두 개로 나뉘어 있고 구불구불 뻗은 긴 등성마루 양단에는 각각 반대 방향으로 벌어진 화구를 가졌다. 남쪽에 이웃한 등성마루는 '선소오름' 이라 불리고 있으나 실은 몸체가 분리된 하나의 오름이다. 두 마리의 개가 꼬리를 끌고 누워 있는 형상이라 하여 '개꼬리오름' 이라고도 하나, 이는 갯거리오름(皮文岳)을 잘못 해석한데서 비롯된 것이다.”고 설명하고 있다.
오름의 모양은 ‘S’자 형상이다. 과거 오름이 생성될 당시 하나의 몸체였지만 오랜 세월 침식작용 등으로 가운데 허리부분이 무너지고, 거기에다 근래에 오름 허리로 도로가 생기면서 자연스럽게 하나의 오름이 둘로 나뉘어졌다.
잘려진 두 개의 오름 중 바닷쪽에 위치한 오름을 갯거리오름, 한라산 금악리 방향에 위치한 것이 선소오름(표고 226m, 비교 46m)으로 불린다.
갯거리오름은 한자로는 개의 꼬리는 뜻하는 구미악(狗尾岳), 갯거리를 이두식으로 표현해 피문악(皮文岳)이라고 한다.

갯거리오름 정상에서 바라본 비양도.
갯거리오름 정상에서 바라본 비양도.

선소오름은 오름의 지세가 불교에서 이르는 극락세계와 닮았다고해서 선소(善所)오름으로 불리고 있다. 
상대적으로 높은 갯거리오름에 올라 선소오름을 보니 영락없는 개의 꼬리 모양이다. 갯거리(皮文岳)라는 이름보다 ‘개꼬리’라는 이름이 더 실감나고, 정겹게 느껴진다.
개꼬리에 오르는 길은 친환경매트나 폐타이어매트도 없다. 천연 그대로의 길이다. 자연미를 느낄 수 있어 좋다. 정상까지의 짧은 거리가 아쉬울 뿐.
정상에 서니 비양도가 눈앞에 선명하다. 
고개를 돌리니 금오름과 서귀포시 안덕면의 산방산, 그리고 저 멀리 한라산도 한손에 잡힐 듯하다. 주변에 장애물이 없어 사방으로 시야가 확 트인다. 다만 재선충병으로 인해 군데군데 잘려 나간 소나무 밑둥과 주변 작업 차량들의 바퀴 자국 등이 있어 다소 어수선한 느낌이다.
마을과 인접한 어느 오름이 그렇듯 오름 곳곳에 무덤이 산재해 있다. 특히 선소오름은 ‘선소’라는 극락세계와 연관돼 있어서 그런지 유독 무덤이 많다.
사통팔달(四通八達)의 경관이 있어 이곳을 ‘극락세계’로 여겼을까. 이승을 떠난 많은 사람들이 이곳 극락세계에서 영면하고 있다.
조문욱 기자 mwcho@jeju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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