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고방목(諫鼓謗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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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업 전략사업본부장 겸 논설위원

요순(堯舜)시대는 고대 중국의 요임금과 순임금이 천하를 다스리던 시절을 말한다. 그 시절 두 임금의 어진 정치로 백성들이 먹고 살기 편안한 태평성대(太平聖代)를 구가했다. 이후 지금까지 요순시대는 태평성대를 상징하는 용어로 치세(治世)의 모범이 되고 있다.

특히 요(堯)임금은 성군의 대명사로 일컬어진다. 사마천의 사기(史記)엔 요임금의 사람됨을 다음과 같이 기록하고 있다. ‘그의 인자함이 하늘과 같았고, 지혜는 신과 같았다. 백성들은 그를 해처럼 따랐고, 구름처럼 바라보았다.’

▲요임금은 하늘의 뜻을 받들며 백성들을 친자식처럼 사랑하고 보살피는 정치를 행했다. 해서 백성들은 격앙가(擊壤歌)를 노래하며 태평성대를 즐겼다. ‘해 뜨면 일하고/ 해 지면 쉬고/ 우물 파 물 마시고/ 밭 갈아 내 먹으니/ 임금의 혜택이 내게 무엇이 있다더냐.’

하지만 요임금에게도 걱정거리가 있었다. 그것은 바로 정사가 독단에 흐르지 않을까 하는 우려였다. 고민 끝에 ‘진선지정(進善之旌)’을 설치한 이유다. 즉 큰 길가에 깃발을 세워두고 누구든지 그 밑에서 정치에 대한 의견을 발표토록 한 게다.

▲요임금의 민의(民意) 반영 노력은 이것만이 아니다. 그는 궁궐 앞에 커다란 북을 매달고 누구라도 북을 쳐서 정치의 불합리한 점을 거리낌 없이 말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백성들은 억울한 일을 당하면 직접 임금에게 호소할 수 있었다. 이 북이 ‘감간지고(敢諫之鼓)’다.

또한 궁궐 앞 다릿목에 나무 네 개를 엮은 기둥을 세우고 정치에 불만있는 자는 자신의 희망을 담은 글을 붙이도록 했다. 이른바 ‘비방지목(誹謗之木)’으로, 임금의 잘못을 기록하는 나무란 뜻이다. 위 두 가지를 합해 ‘간고방목(諫鼓謗木ㆍ간언하는 북과 비방하는 나무)’이라고 한다.

▲윤석열 정부가 10일 공식 출범했다. 윤석열 대통령이 이날 오전 0시를 기해 5년 임기를 시작한 게다. 새 정부의 국정비전은 ‘다시 도약하는 대한민국, 함께 잘 사는 국민의 나라’이다. 과연 윤석열 정부는 국민들의 마음을 잘 헤아려 국정비전을 달성할 수 있을까.

허나 여소야대 국면과 첨예한 진영 갈등 등으로 갈 길이 멀다. 관건은 ‘소통과 협치’를 통합 ‘국민 통합’에 달려 있다. 그런 점에서 요임금의 ‘간고방목’은 새겨둘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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