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이 촛대봉 ‘촛대바위’를 아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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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상돈, 제주돌문화공원관리소/애월문학회장

이제 5월이다. 연초록빛 새싹들의 활기를 띠고 있다. 그 새싹들의 기운을 안고 애월읍 봉성리에 있는 촛대바위를 찾아간다. 촛대바위를 가기 전 새별오름으로 향했다. 주차장에 도착하니 많은 사람들이 오름을 오르내리고 있다. 새별오름 정상을 오르는 데는 다소 힘들지만 오름 정상에 오르면 살며시 불어오는 바람이 이마에 맺힌 땀방울을 씻어주고 탁 트인 시야에 주위 풍경을 조망할 수 있어 마음까지 시원하다.

정상에서 주위를 둘러보니 정상인 남봉을 중심으로 다섯 정도의 작은 등성이가 뻗어 내린 모습을 하고 있다. 새별오름은 드넓은 초원에 풀밭으로 덮여있어 하늘에 반짝이는 금성처럼 유난히 눈에 띈다. 그래서 저녁하늘에 샛별과 같이 있다 해서 새별오름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 이 모습을 이달봉에서 보면 산봉우리가 마치 별표처럼 보인다.

새별오름에서 아침 햇빛과 석양빛을 바라보는 순간 누구나 넋을 잃게 만든다. 계절에 따라 패러글라이딩 동호인들이 찾는 곳이기도 하다. 새별오름에서는 매년 들불축제가 열려 전국적인 유명세를 타고 있다.

새별오름에서 서쪽을 바라보면 2개의 봉우리가 이웃한 오름을 볼 수 있다. 이달봉과 이달이 촛대봉이다. 이달봉은 입구에서 정상까지 오르는데 조금은 힘들지만, 새별오름을 오르는 것보다 그리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다.

삼나무 숲을 지나 조금 올라가면 정상이다. 이달봉은 새별오름에서 보는 것이 좋고, 새별오름은 이달봉에서 보는 것이 좋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아름다운 오름이다. 이달봉과 이달이 촛대봉은 두 봉우리가 똑같이 생긴 원추형 쌍둥이 화산체로 풍수지리적으로 명당에 속한다고 한다. 마치 여인의 젖가슴과 같이 탱탱한 모습을 하고 있다.

이달봉이 표고 489m, 이달이 촛대봉이 456m로 이달봉이 약간 높다. 하지만 아름다운 쌍둥이봉을 두고 높낮이를 따진다는 것은 한심한 일일 것이다. 두 봉우리가 이루는 환상적인 풍경은 보는 이의 시선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다. 어찌 이렇게 완벽할 정도로 균형을 맞출 수 있는가. 자연의 위대함을 느낀다.

이달이 촛대봉은 새별오름과는 달리 쉽게 오를 수 있다. 이달이 촛대봉 정상에 올라 주위를 둘러보니 동쪽으로는 한라산이 새별오름을 안고 있고 바로 눈앞에 이달봉이 있다. 북쪽으로는 마을전경이 아름답게 펼쳐져 있고, 서쪽으로는 비양봉과 바다가 한눈에 들어와 장관을 연출한다.

정상에서 360도 둘러보면 겹겹이 한라산을 두른 것 같은 오름들이 마치 어깨동무를 하듯 다정하게 제자리를 지키고 있다. 이달이 촛대봉은 정상에 있는 바위가 멀리서 보면 마치 촛대처럼 보인다고 하여 촛대봉이라 이름이 붙여졌다.

이달이 촛대봉 정상에는 ‘촛대바위’라는 바위가 있다. 너럭바위인 이 바위는 용암이 유출했던 화산암이다. 두 세 명이 앉을 수 있을 정도의 이 바위는 촛농이 녹아든 것 같은 형태로 마치 초를 꽂기 위한 촛대모양을 하고 있다. 촛대처럼 보이는 것은 너럭바위와 그 언저리에 있는 나무이다.

이 촛대바위가 한라산의 정기를 이어 어둠을 밝히는 형국을 하고 있다. 이곳에 오면 그늘지고 캄캄한 어둠 속에서 한 줄기 빛을 얻는 기운을 온몸으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코로나로 힘든 시기에 촛대바위에 올라 희망의 빛을 얻어 갔으면 한다. 한 자락 바람이 온몸을 파고들어 또 하나의 잔대가 드리워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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