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걀껍질과 대리석 형성 내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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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종철 제주대학교 명예교수, 前 제주대학교 자연과학대학 학장

달걀껍질의 형성은 자연 침전과정의 매력적인 일례이다. 이 껍질의 평균질량은 약 5g이고, 40% 정도의 칼슘으로 돼 있다. 이 껍질에 있는 대부분의 칼슘은 16시간 내에 저장된 것이다. 이것은 시간당 125의 속도로 침전되는 것을 뜻한다.

암탉이 이 수요를 충족시키기 위해서 충분히 빠르게 칼슘을 소모하지 않을 수 있다. 그 대신 달걀껍질 생성에 필요한 칼슘이 다량으로 축적돼 있는 암탉의 긴 뼈 속에 있는 특별한 골질이 공급된다.

뼈의 무기칼슘 성분은 인산칼슘이며, 물에 용해되지 않는다. 암탉이 저칼슘 음식으로 섭취하면 달걀껍질은 점점 얇게 되고 뼈 속에 있는 칼슘 전체의 10% 정도가 이동해야 달걀 한 개가 생산된다. 식품 공급이 계속적으로 저칼슘이라면 달걀은 결국 생성되지 않는다.

달걀껍질은 주로 탄산칼슘의 결정형태인 방해석으로 돼 있다. 보통 원료인 칼슘이온(Ca2+)와 탄산이온(CO32-)은 혈액에 의해 껍질선으로 이동해 탄산칼슘 고체로 침전된다. 이처럼 껍데기 형성과정도 흥미롭다.

혈액 속에서 자유 칼슘이온은 단백질에 결합된 칼슘과 평형을 이루고 있다. 자유 이온이 껍질선에 의해서 붙잡히면, 칼슘을 붙들고 있는 단백질이 분해돼 칼슘의 자유이온을 보충한다.

달걀껍질 형성에 필요한 탄산이온은 대사과정의 부산물이다. 대사 동안 생성된이산화탄소는 효소에 의해서 탄산(H2CO3)으로 전환된다. 이 탄산은 두 단계로 이온화하며 탄산이온이 생성된다.

이렇게 다양한 화합물과 화학반응이 관여해 탄생된 달걀껍질에도 오묘한 비밀이 숨 쉬고 있다. 이 달걀껍질은 정밀한 나노 구조로 돼 있으며 부화 상황에 따라 그 밀도가 변하면서 강도가 조절된다.

평소에는 매우 강하지만 부화 때는 깨고 나올 수 있도록 약해지며, 신축성 있게 그 구조가 변화하고 있다. 껍질 안쪽으로 들어갈수록 점차 부드러운 형태를 지니고 있으며, 연약한 배아가 편안하게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

완전식품에 상당하는 달걀을 생산하는 닭은 땀을 흘리지 않는다. 그래서 닭은 시원하게 하기 위해 헐떡거려야 한다. 헐떡거림은 정상적인 호흡이 방출하는 것보다 닭의 몸으로부터 더 많은 이산화탄소를 방출한다.

고등학교 과정에서 배우게 되는 르 샤틀리에 원리에 따라 헐떡거림은 이산화탄소-탄산 간의 평형을 탄산에서 이산화탄소로 이동시킨다. 따라서 용액 속의 탄산이온의 농도는 낮게 돼 달걀껍질이 얇게 된다. 닭의 헐떡거림과 달걀껍질 사이에도 신비스러운 과학이 흐르고 있다.

이 문제의 해결책은 더운 날씨에는 닭이 탄산수를 섭취하게 하는 것이다. 물속에 녹아 있는 이산화탄소는 닭의 유체에 이산화탄소를 증가시켜 이산화탄소-탄산 간의 평형을 탄산 쪽으로 이동시켜 정상화한다.

달걀껍질의 주인공인 탄산칼슘은 뼈의 밀도를 보강하기 위한 식이요법으로도 처방된다. 물론 이 물질은 무수한 해양생물의 뼈에도 존재하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처럼 인간을 비롯한 동물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탄산칼슘의 뿌리를 살펴보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석회암도 바다에서 형성됐지만 이것은 용해도를 초과하는 탄산칼슘의 단순한 침점물이다. 대리석은 석회암이 지각 밑의 깊숙한 곳에 묻혀 열과 압력에 의해 녹으면서 형성됐다. 이 용해된 물질은 지표면으로 드러날 때 단계적으로 다시 냉각되면서 대리석이라고 하는 밀도가 큰 고체로 된다.

대리석과 석회석은 건축재와 조각재로 사용된다. 이 재료는 산성비에 의해 부식된다. 그래서 그리스의 파르테논신전과 인도의 타지마할과 같은 세계 유산 건축물이 부식의 위험에 처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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