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복(回復)에 대한 단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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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원국, 제주테크노파크 용암해수센터장/ 논설위원

정부는 지난 5월 2일 사회적 거리두기의 완화를 발표하면서, 사실상 코로나19의 일상 회복을 선언한 바 있다. 물론 전면적 해제라기보다는 기존의 방역수칙 준수를 원칙으로 하고 있지만, 국민 대부분은 환영하는 모습이다. 발표 이후 어린이날 연휴에는 실외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은 사람들을 쉽게 볼 수 있었으며, 그간 꺼리던 외출도 성시를 이루고 있다. 이어 어버이날에는 그동안 보지 못했던 가족들이 삼삼오오 모여 기쁨을 만끽하는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었다. 코로나19 확산세도 둔화 추이를 보이고 있어, 코로나19의 종식도 멀지 않은 듯싶다. 아무쪼록 그런 날이 하루빨리 오기를 기원해 마지않는다.

올해 3월 초에는 강원도 일원에서, 이어 5월 9일에는 경북 영덕에서 대규모의 산불이 발생하여 많은 산림이 훼손되었고, 이재민이 속출하였다. 화마로 인한 생채기가 아물기까지는 짧게는 10여 년에서 숲이 만들어지기까지는 100여 년이 소요된다고 한다. 회복에 걸리는 시간이 상상을 초월하는 것이다. ‘회복’의 사전적 의미는 ‘원래의 상태로 돌이키거나 원래의 상태를 되찾음’이라 정의하고 있다. 원래의 상태를 되찾는 데는, 물리적 시간이 절대적으로 수반되기에 회복은 긴 싸움이며, 또한 많은 대가를 요구하기도 한다.

우리네 삶 속에서 회복이 필요한 곳은 한둘이 아니다. 건강을 잃은 사람의 치유, 마음의 상처를 품고 있는 사람의 심리적, 정신적 위로, 경제적으로 타격을 입은 사람들의 신용과 재정적 회복, 정치적, 사회적 통합을 위한 갈등해소 등 곳곳에 회복에 대한 요구는 줄을 잇고 있다.

돌이켜 보면, 우리는 회복이 필요한 부분에 대한 배려와 관심에 부족함이 많았던 것 같다. 앞을 보고 달리는 것도 중요한 일이나, 나아가면서 놓치거나 흠집을 낸 것은 없었는지 다시 한번 되짚어 볼 필요가 있다. 회복이 필요한 곳을 간과하지 않는 것이야말로 회복의 기본적인 태도이다.

회복을 어렵게 만드는 요인 중의 하나로 ‘망각(忘却)’을 손꼽을 수 있다. 이는 회복에 대한 정리(list up)가 되어있지 않고, 이에 대한 만회 방안을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리되지 않으면 잊기 쉬운 일이고, 잊게 되면 되살리기 어려운 일이다. 회복 리스트를 작성하고 전문가들을 통한 해결방안을 고민하는 것부터 시작되어야 할 일이다.

매해 반복되는 태풍 피해나, 겨울의 폭설 피해는 언제나처럼 그저 받아들일 수밖에 없다고 한다. 자연재해로 애써 치부하며 반복에 대한 변명의 이유로 든다. 예방에 대한 인식 부족이 아닐 수 없다. 예방 노력과 전례(前例)에 대한 기억과 반성은 회복에 있어 중요한 구성요소이다. 회복을 유발하지 않기 위해서도 이러한 구성요소는 중요하다.

올해는 20대 대통령 선거가 있었고, 6월 1일 전국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다. 선거는 승리와 패배를 낳게 되어있다. 당선인은 축하와 환영의 인사를 받고 있고, 낙선인은 패배의 아쉬움으로 심한 심리적, 정신적 아픔을 겪게 된다. 지방선거에서는 벌써 경선에서 탈락한 후보들의 상처를 심심치 않게 보게 된다. 역시 회복의 프로세스를 가동해야 할 일이다.

모든 사물은 원래 상태로 돌아가려는 자연적 복원력을 지니고 있다고 한다. 생태적 복원력이 극대화되고 더욱 강건한 회복의 기작을 찾아야 할 때이다. 이로써 더욱 튼튼하고 건전한 원래 상태로 돌아가야 하며, 반복되는 상처의 양산을 막아야 한다.



※본란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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