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3)거문덕이오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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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부터 신성시...뛰어난 조망권 자랑

거문덕이(애월읍 유수암리)

 

제주시 조천읍의 검은오름, 연동의 검은오름, 한림읍의 금오름(금악오름·검은오름), 서귀포시 남원읍의 검은오름(흑악).

이들 오름 이름의 ·은 단군왕검처럼 고조선시대부터 쓰여 온 신()라는 뜻의 검(··)에서 유래됐다는 설이 있다.

오래전부터 우리의 조상들은 오름을 신성시했던 것으로 보여 지고 있다.

제주시 애월읍 소길리와 유수암리에 걸쳐저 있는 거문덕이라는 오름도 이와 같은 맥락의 뜻을 갖고 있다.

숲이 검게 보여서 거믄덕이, 또는 검은덕, 유수암리의 옛 마을 이름인 금덕리에서 유래해 금덕오름 등 여러 이름이 있다. 이를 한자로는 금덕악(今德岳), 흑덕악(黑德岳) 등으로 표기된다.

거문덕이오름을 가기 위해서는 우선 평화로 자동차운전면허시험장에서 바닷가 방향으로 진행한다. 한길정보산업학교를 지나면 오른쪽으로 커다란 아스콘 제조 사업장이 있다.

사업장 입구 주변 적당한 곳에 주차한 후 사업장으로 들어서면 거문덕이 산체에 눈에 들어오면 이 산체 방향으로 걷다보면 산불조심이라는 현수막과 오름 초입이 눈에 들어온다.

표고 401.5m에 비고는 52m, 원추형의 낮은 오름으로 소나무가 산세의 주를 이루고 있으며 남쪽 비탈 일부에는 삼나무가 조림돼 있다.

오름 초입에서 정상까지는 10분 남짓. 입구에서 정상 중간지점까지는 소나무 재선충 방제차량 등이 드나들었던 흔적과 함께 탐방로가 뚜렷하다.

친환경 매트나 타이어매트 등 인공적 탐방시설은 없고, 자연 그대로의 길이다. 솔잎이 수북이 쌓인 길을 걷는 것이 오히려 기분이 좋다.

오름 정상부에는 주변 지역의 산불을 감시하는 산화경방초소가 들어서 있다.

제주의 북부지역이 한눈에 들어온다. 저 멀리 신제주 연동의 고층빌딩숲이 보이고, 가까이 애월읍의 고내봉과 수산봉, 한림지역의 해안까지 조망된다.

한라산방향으로 소나무 숲에 막혀 있는 점이 아쉽다.

오름 입구에 있는 개인 사업장을 가로질러 걸어가야 하는 점 등이 불편해 오르미들의 발길과 관심에서는 다소 멀어진 오름이다.

게다가 쉴 새 없이 쏟아지는 사업장의 기계음과 이곳을 오가는 대형 트럭들의 엔진음 등이 오르미들의 탐방을 가로막는 듯하다.

무엇보다 이 혹독한 환경에 홀로 서 있는 거문덕이가 안쓰러울 뿐이다

평화로 등 주변 도로와 오름 앞에 있는 사업장 등이 들어서기 전 먼 옛날에는 거문덕이가 서 있는 이곳도 깊고 고요한 숲속이었을 것이고, 오름을 쓰다듬는 바람소리와 새소리만이 울려 퍼졌을 것이다.

조문욱 기자 mwcho@jejunews.com

거문덕이 정상에서 바라본 주변 경관
거문덕이 정상에서 바라본 주변 경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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