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의 급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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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허자, 광주대각사 주지·제주퇴허자명상원장

자고로 병은 도둑과 같다고 했던가! 설마가 사람을 잡는다더니 설마 내게도 코로나19가 찾아올 줄은 꿈에도 생각지 못했다. 허지만 코로나19는 현실이 되어 나를 당당한 모습으로 방문하였다. 만약 이유를 찾는다면 하루 전날 모 도서관을 찾았고 지인의 소개로 몇몇 분들과 담소 후에 점심공양으로 콩나물국밥을 먹은 것 외에는 별 다른 일이 없었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코로나19는 노크도 없이 나를 습격하였다. 음식점의 그릇에서 비롯됐는지 곁에 앉았던 사람들로부터 옮겨왔는지는 알 수 없지만 아무튼 코로나19는 전투복을 입고 나와 한 판 승부를 벌이고 있는 중이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을 때는 금방 전쟁이 쉽게 끝날 줄 알았다가 막상 전투가 시작되고 나니 우크라이나의 반격은 만만치 않았다. 코로나19 역시 나를 만만한 상대로 봤음이 틀림이 없다. 스트레이트와 어퍼컷, 훅 정도로 3방이면 끝날 줄 알았다가 장기화될 조짐이 보이자 코로나19는 내 몸 전신으로 퍼져 머리와 어깨, 팔다리, 허리에 이르기 까지 전신공격을 퍼붓고 있다. 물론 의사의 도움으로 약은 복용하고 있지만 그보다는 내 정신력으로 버텨볼 생각이다.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라 했으니 모든 만사는 마음먹기에 달렸다. 아무리 코로나 바이러스 부대가 내 몸에 진군하여 휴전선을 넘고 백마고지를 진격해 온다 해도 내 몸 안의 백골부대(백혈구)가 그리 호락하게 퇴각하지 않을 것을 나는 굳게 믿는다.

그동안 콜레라를 비롯하여 신종인플루엔자, 사스, 에볼라, 메르스 등의 많은 바이러스들이 지구촌을 공략해 왔지만 우리 인류는 의학문명을 발전시켜 대응해 왔고 이제는 발병 전에 퇴치하는 예방의학으로 바이러스와의 전쟁에서 승승장구하는 승리자가 되었다.

하지만 지난 몇 달 동안 코로나19 확진자의 추세를 보면 무려 하루에 80만 명에까지 이르다가 5월 22일 현재 1만9298명으로 대폭 줄어들고는 있지만 아직 코로나19와의 전쟁은 현재진행형이다. 언제 이 싸움이 종식될지 그건 아무도 장담할 수는 없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찾아온 손님은 반드시 떠난다는 생자필멸(生者必滅)의 법칙은 아직도 유효하다. 전쟁을 일으킨 자는 반드시 전쟁으로 망한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역시 그 전쟁의 대가를 혹독하게 치르게 될 것이다. 전 세계인들이 그들을 지켜보고 있고 정의(正義)라는 천지신명도 외면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지금 이 글을 쓰는 순간에도 코로나19 녀석은 내 몸 안의 구석구석을 찾아다니면서 불청객의 비례(非禮)를 서슴지 않고 있다. 하지만 이 순간을 놓치면 코로나19에 대한 기억이 사라질까봐 아픔을 좀 참으면서 글을 쓰고 있다.

글도 무기에 못지 않는 연장이요, 도구여서 일할 때는 손에서 놓을 수가 없다. 에세이나 칼럼을 써 온 지도 어느덧 수십여 년이 지났다. 그때마다 느끼는 것은 입안의 혀를 내놓는 것처럼 쑥스럽고 어색한 기분이 든다. 글이란 본시 글 쓰는 이의 속살을 내보이는 것과 다름이 없기 때문일 것이다.

하루 속히 코로나19와의 휴전회담이 성사되어 코로나바이러스와의 전쟁이 종식되기를 기원한다.





※본란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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