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난한 행복
가난한 행복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김효성.신단수

천국과 지옥의 존재를 믿어야 할까. 어떻게 살고 있나 되돌아보는 계기일 수 있지만 이내 관심 밖이다.

하지만 죽음 이 목전에 있는 상태라면 엎질러진 물 뒤늦은 후회이다. 말로 들었고 책으로 읽었지만 철저히 남의 일이었고 애써 부정이다. 가슴 한가운데 먹구름은 숨기고 싶은 부끄러움이고 칭찬받을 일은 손에 꼽아야 하는 사실은 회환과 상념이다.

꽃들이 노래하는 달콤한 호사에 날개 달린 천사와 즐거운 한때는 기분 좋은 상상이지만 이내 자신 없다 뒷걸음쳐야 한다. 무서움과 공포의 대상이었던 악마의 불편한 동거 뜨거운 불길에서 외치는 비명 서슬 퍼런 칼에 온몸이 찢겨 괴로워하는 모습은 나 일 수도 있다는 슬픈 현실이다.

하지만 사후 세계는 조금은 다른 관점으로 해석해야 한다.

잘했다 못했다 분명히 선을 그어내지만 어떤 경우라도 철저히 자기반성의 시간을 보내야 한다. 어리석은 판단에 대한 깨우침을 가져야 하고 쉽게 했던 행동 모질게 뱉은 말은 고스란히 빚으로 남아 무릎 꿇는 용서를 빌어야 하는 우리 모두의 숙제이다.

어릴 적 순수했던 동심과 아름다운 미담은 동경의 대상이 아닌 지금임을 알아내자.

이른 아침 골목을 쓸고 계시는 조 씨 할아버지는 가난 속에서 행복을 찾아낸다. 자랑보다는 겸손이고 줄 수 없음에 미안함을 가져낸다. 손해가 아닐까 걱정 어린 시선도 있지만 두 분 내외가 한결같다.

우연한 계기에 지나온 여정을 들을 수 있었다. 조실부모 배우지 못해 청춘을 탄광이나 염전에서 험하고 굿을 일로 식구를 건사했고 형제 우애를 지켰단다. 어렵게 모은 재산을 친구에게 맡겨 졸지에 도망 다니는 신세 노숙자 생활도 했고 남에게 차마 못 할 짓으로 원망과 미움의 대상 경찰서 출입도 했단다.

등 떠밀려 억지로 식당을 인수하게 되었는데 여기서부터 삶의 방식이 달라졌단다. 밥 한 끼 나누는 인정이 배가되어 돌아온다는 것이 눈으로 보였고 맞다 하는 확신에 밑줄이 그어졌단다.

대가를 바란 시작은 아니었지만 마음속 기록으로 남겨도 보았단다. 누가 시켜서가 아닌 진심이었기에 이제는 습관 자다가도 일어선단다. 단골로 다니던 손님의 특별한 배려로 함바집도 운영했고 이제는 은퇴를 했단다. 작은 실천에 위대함을 알았고 나이 듦에 따라 어떻게 처신해야 후손들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싫지 않은 고민이란다.

주고받는 거래는 틀린 셈법이고 계산하지 않은 먼저 베풂은 사랑이라는 결실을 만들어내는 씨앗이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