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여름 무더위가 기승을 부릴 것이라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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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문욱 편집국 국장

본격적인 여름이다.

금주초반부터 전국 주요 지역의 낮 최고기온이 33도 안팎으로 올라가며 올해 들어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벌써부터 여름이다.

엊그제 기상청이 올 여름 날씨전망을 발표했는데, 6월부터 8월까지의 평균기온이 평년보다 높을 확률이 40%~50%로, 평년 여름보다 무더위가 기승을 부릴 것으로 내다봤다.

기상청은 올해 여름 기온 상승의 원인으로 첫 번째, 지난 3월 중국 만주지역을 덮었던 눈이 녹으면서 유도된 대기파동으로 우리나라 대기 상층에 고기압성 순환이 형성돼 폭염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두 번째 요인은 티베트 고원의 눈이 많이 녹아 땅이 가열되고 있는데, 이 열기가 열돔을 강화할 것. 세 번째는 지구온난화로 동태평양 수온이 평년보다 차가워지는 라니냐 현상이다.

라니냐가 서태평양 아열대 지역에 비구름을 집중시키는 반면, 우리나라 주변에서는 북태평양고기압을 강화해 열기를 더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벌써부터 지구촌 곳곳에서 이상고온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미국 남부와 북동부에서는 기온이 40도 가까이 오르는 이상고온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지난 13일에는 텍사스주에서 기록적 폭염으로 냉방용 전력사용이 급증하면서 과부하로 발전소 6곳이 가동 중단됐다고 한다. 폭염으로 미국의 정전사태 가능성이 현실화되고 있다.

인도와 파키스탄도 최근 낮 최고기온이 49도에서 51도에 이르는 등 연일 펄펄 끓는 폭염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폭염으로 가장 고통 받는 사람들은 경제적으로 어려운 에너지빈곤층이다,

에너지빈곤층이란 적정한 수준의 에너지소비를 감당할 경제적 수준이 안 되는 가구를 말한다. 1970년대에 영국에서 처음 등장한 개념으로, 겨울철 거실온도 21도, 거실 이외의 온도 18도를 유지하기 위해 지출하는 에너지 구매비용이 소득의 10%를 넘는 가구를 에너지 빈곤층이라 규정한다.

우리나라에서 에너지 빈곤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른 건 2005년 경기도 광주에 살던 15세 여중생이 전기요금을 내지 못해 단전된 집에서 촛불을 켜고 잠들었다가 화재로 목숨을 잃은 사건이 계기가 되었다.

에너지빈곤층은 과거에는 겨울나기가 힘들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지구온난화로 겨울이 그리 춥지 않고, 대신 여름철 더위의 강도가 강해지고 폭염이 장기화되면서 여름 지내기가 힘들어졌다.

제주서 연대별 폭염일수와 열대야 일수 1위에서 10위를 보더라도 2000년대 이후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여름이면 계곡으로, 산으로, 바다로 더위를 피하는 피서행렬이 이어진다. 그리고 선풍기와 에어컨 등 냉방기를 펑펑 틀어대며 더위를 식힌다.

하지만 경제적으로 어려운 사람들은 마을 경로당에 마련된 더위 쉼터 등을 찾아 쉴 여유조차 없다. 생계를 위해 땡볕아래서, 건설현장에서, 거리에서, 밭에서 일을 해야 한다. 에어컨 구입은커녕, 전기요금이 무서워 선풍기도 마음대로 틀지 못하고 더위와 싸우고 있다.

5년간 제주지역에서 발생한 온열질환자는 모두 353명. 연평균 70.6명꼴이다.

‘헉헉’ 대며 힘겨운 여름 나기 생각에 벌써부터 두려운 에너지 빈곤층들. 이들에 대한 작은 관심과 배려가 필요한 시점이다.

지구온난화로 여름 더위가 재앙이 되고 있는 요즘, 우리 모두가 건강하게 여름 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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