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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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세린, 제주한라대학교 호텔외식경영학과 교수/ 논설위원

코로나는 많은 것을 변화시켰다. 우리네 일상부터 가치관, 산업 전반까지 수마가 할퀴고 간 듯 구석구석 건드리지 않은 곳이 없다. 코로나 기간 우리는 예측 불가한 변화의 급물살 속에 무엇보다 환경과 평범한 일상의 소중함을 새삼 느꼈고, 그간 우리가 너무도 당연시 여긴 것들이 결코 당연한 것은 아니었음을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항공업계에도 당연함은 부정되었다. 한국공항공사 통계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 등 전통적 강자인 대형항공사를 제치고 저가항공사인 제주항공이 2020년에 이어 연속 2년간 국내선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실로 이례적인 결과다. 제주항공 측은 이 쾌거와 관련해 고객편의를 고려한 자사전략을 성공의 이유로 꼽았다. 과연 이뿐일까. 제주항공은 이륙 시 활주로 절반만 사용하는 중간이륙 방식을 택하고, 최적고도 순항 및 비행거리 단축을 목표로 하며, 착륙 후엔 1개의 엔진만 사용해 연료 사용과 온실가스 배출 등 탄소발자국을 줄이는 데 앞장섰다. 제주항공은 소위 요즘 한 번쯤은 들어본 ‘ESG 경영’에 앞장서는 기업이다.

사실 ESG는 새로운 개념은 아니다. 2004년 UN보고서에서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의 이니셜 조합으로 언급된 이후 기업의 사회적 가치에 대한 요구와 지속가능한 성장(sustainable growth)과 함께 꾸준히 논의되었다. 2020년 블랙록(필자 주: 세계최대 자산운용사) CEO 래리 핑크가 연례 서한을 통해 투자 결정의 기준을 기업의 지속가능성에서 찾겠다고 한 것이 트리거(trigger)가 되어 ESG는 경영전략의 화두가 되었다.

전통적으로 기업 성과 측정지표로써 재무적 결과는 당연하게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코로나로 인해 기업의 환경과 사회 전반에 미치는 영향력이 주목받으며 비재무적인 부분이 기업 성과지표가 돼야 한다는 의견이 더욱 힘을 얻었다. 기존의 당연함이 그대로 수용되지 않는 모양새다. 더욱이 그간 기업의 사회적책임활동(CSR)과 사회적공유가치(CSV)등이 담론화되며 소비자와 투자자 역시 거부감 없이 ESG를 받아들이게 되었다.

한편 2021년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실시한 ESG 경영과 기업의 역할에 대한 국민인식조사에 따르면, 기업의 역할은 주주의 부를 극대화하는 것이라는 응답은 9%였으나, 주주가 아닌 사회구성원의 이익의 극대화라는 응답은 39%였다. 또, 기업의 ESG경영이 구매에 영향을 준다고 응답한 비율이 63%였으며, ESG에 부정적인 기업의 제품을 의도적으로 구매하지 않은 경우도 70%나 되었다. 이쯤 되면 명확해진다. 이제 기업은 ESG를 빼고 비즈니스를 논할 수 없다.

2025년이면 대기업, 2030년에는 코스피 상장사까지 ESG 공시 의무화가 확대적용된다. 이를 위해서라도 도내 대표기업은 물론 중소기업과 소상공인 역시 지금이라도 ESG 경영에 적극적인 방향으로 노선을 선회해야 한다. 이와 관련해 한편에서는 제주형 ESG 제도를 도입하자는 의견이 들린다. 하지만 세계 속에 우뚝 선 제주국제자유도시 계획을 가진 제주에서 제주형 ESG를 따로 논의하는 것은 어색해 보인다. ESG는 선택이 아니라 지속가능한 미래를 위해 필수적으로 행해야 하는 글로벌 이슈다. 따라서 제주도도 처음부터 글로벌 표준의 ESG를 도입하고, 이에 대비해 객관적인 평가를 받을 채비를 하는 것이 올바른 방향이라 본다.



※본란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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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두호 2022-05-30 09:23:03
유럽이 강화게 밀어부치는거 보니깐 ESG는 필수네요.우리나라도 뒤쳐지지 않아야 할텐데.

veronica 2022-05-29 20:25:49
좋은 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