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라는 공동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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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영 편집이사 겸 대기자

전 세계에서 ‘우리’라는 말을 가장 많이 쓰는 사람들은 한국인이다. 내 가족도 우리 가족이고, 우리나라, 우리 친구로 표현할 정도로 정말 ‘우리 의식’이 강하다.

아마도 오랜 세월 친족이나 동족 집단에서 공동체 생활을 했다는 역사적 배경 때문에 몸에 배인데서 기인한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 보니 자연스럽게 내 것보다는 우리의 것이란 언어 습성이 형성됐을 가능성이 높다.

친족이나 동족이 부족으로 확대되고, 국가 형성이 돼도 동일 혈족으로서 친밀한 공동체 생활을 계속했기 때문에 우리라는 의식은 오랫동안 지속됐다.

여기에 강대국에 둘러싸여 주변 압력을 이겨내기 위한 강한 유대감이 필요했고, 결국 생존의 위기에서 살아남기 위함이 우리라는 의식으로 표출된 것이다.

▲우리라는 의식은 공동체 의식에서 나온다.

하지만 오늘날 대한민국은 심각한 ‘공동체 위기’를 겪고 있다.

빈부의 격차가 줄어들지 않아 양극화가 심해지고, 승자가 모든 것을 독식하고, 경쟁만이 공정으로 인정받는 사회가 된 것이다.

자신과 생각이나 성별, 세대, 출신 지역이 다르다고 편을 가르는 것으로도 모자라 아예 적으로 생각하는 차마 공동체라고 표현하기도 어려운 사회가 됐다. 대화와 타협, 공존과 상생이라는 기본 가치는 사라져 대한민국이 더 이상 함께 살아가는 따뜻한 공동체인지 근본적 의문마저 든다.

▲제주지역도 전국적인 상황과 별반 다르지 않다.

지방선거를 이틀 앞둔 제주 역시 극명하게 빨강과 파랑으로 나뉘어 제주의 미래보다는 자신들이 지지하는 후보를 당선시키는데만 몰두하고 있다.

도지사를 비롯한 국회의원 후보들, 도의원 후보들 모두 이런 분위기에 편승해 갈등을 더욱 부추기고 있다.

제2공항 갈등 해결, 자치분권과 국제자유도시, 도민 삶의 질 향상, 지속가능한 제주와 환경 보전, 제주4·3의 완전한 해결 등 산적한 현안에 대해서 내가 옳다는 식의 주장만 되풀이하며 대화와 타협은 어디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다.

이번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나선 후보들 모두 정치인이자 공직자가 되려는 사람들이다. 후보들 모두 정치인이나 공직자로서의 삶은 국민을 위한 것이 아니면 아무런 의미도 없다는 당연하고도 엄중한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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