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권자의 현명한 선택, 심판과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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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재범 편집국장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제주특별자치도의 미래를 이끌어갈 리더들이 대거 교체됐다. 늘 그렇듯 유권자들의 선택은 현명했다. 당선인들은 민심의 준엄한 명령을 받들어야 할 책무를 갖게 된다.

지난 1일 총 48명의 지역 일꾼을 뽑기 위해 치러진 제주지역 선거 결과 60%가 새 얼굴로 바뀌었다. 지난 8년의 제주도정과 교육행정을 심판하면서 새로운 리더십으로 새판을 짜달라는 게 표심이었다.

제주도지사선거에서는 ‘준비된 도지사’, ‘일하는 도지사’를 내세운 오영훈 후보가 당선, 야당인 더불어민주당이 20년 만에 도백의 자리를 탈환했다.

제주도교육감 선거에서는 김광수 후보가 4년 만의 리턴매치에서 승리, 제주교육의 수장이 진보에서 보수로 바뀌었다.

제주시을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는 ‘40대 젊은 기수론’을 표방한 더불어민주당 김한규 후보가 신승을 거두며 새 인물로 등장했다.

제주도의회의원 선거에서는 정수 45명 중 19명만 연임에 성공했고, 절반이 넘는 26명이 새로 입성하게 됐다. 최연소인 20대 1명과 30대 2명 등 젊은 신인과 첫 여성 교육의원 당선인의 의정 활동도 주목을 받게 됐다.

정당별로는 더불어민주당이 지역구 23명과 비례대표 4명 등 총 27명이 당선, 과반을 넘긴 원내 1당 지위를 이어가게 됐다. 국민의힘은 지역구 8명과 비례대표 4명 등 총 12명이 당선의 영예를 안았다.

이번 선거는 윤석열 대통령 취임 후 20여 일 만에 실시돼 주목을 끌었지만 제주지역 유권자들은 최우선 고려 사항으로 인물을 선택했다. 이는 전국적으로 여당이 압승, 대통령선거에 이어 지방선거까지 권력을 거머쥐는 것과 비교되고 있다.

실제 제주일보·제주MBC·제주CBS·제주의소리가 ㈜코리아리서치인터내셔널에 의뢰해 지난달 14일부터 15일까지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지방선거 성격을 묻는 질문에 40.6%가 ‘지역 일꾼을 뽑는 선거이므로 소속 정당은 중요하지 않다’라고 응답했다. ‘현 정부의 국정안정을 위해 국민의힘 후보에 힘을 실어줄 필요가 있다’는 응답은 28.7%, ‘현 정부를 견제하기 위해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 후보에 힘을 실어줄 필요가 있다’는 응답은 26.7%였다. (그 밖의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이번 제주도의회 비례대표 의원을 선출하기 위한 정당투표 득표율을 보면 더욱 실감이 난다. 더불어민주당 45.25%, 국민의힘 44.24%로 초박빙 승부였다. 두 거대 정당 간 격차는 불과 1.01%p에 불과했다. 4년 전 제7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당시 더불어민주당 54.25%, 국민의힘 전신인 자유한국당 18.07%와 바른미래당 7.47%와 비교하면 격세지감을 느끼게 한다. 그만큼 민심은 무섭다. 앞으로도 언제든 다시 바뀔 수도 있다는 경고의 메시지이기도 하다.

이제 채 한 달도 남지 않았다. 7월 새롭게 출범하는 지방정부와 의회, 교육청이 어떻게 변화하는 모습을 보이느냐에 따라 4년 후 결과 역시 달라질 수 있다.

도민 대통합에 나서야 하고, 도민 수요에 맞는 정책으로 성과를 내야 한다. 중앙정부와도 원활하게 소통해야 한다.

이를 위해 당장 인수위원회를 꾸려 도민과 약속한 공약을 가다듬으며 구체적인 실행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인사에 있어서도 제 식구 나눠먹기식 논공행상을 멀리하고, 능력·전문성·다양성 등을 두루 살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유권자들이 회초리를 들 수밖에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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