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오스크 불안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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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성중 논설위원

키오스크(Kiosk)는 무인정보단말기로 해석된다. 원래 옥외에 설치된 천막이나 정자를 뜻하는 페르시아어 쿠슈크에서 유래한 말이다. 오늘날에는 도심 길거리나 전철역 등에서 신문·음료 등을 파는 간이매점을 이르는 말로 쓰인다.

정보기술혁명 시대인 요즘은 의미가 확장됐다. 사람이 없어도 터치스크린을 눌러 상품을 주문하고 결제하도록 하는 단말기를 일컫는다. 식당이나 마트, 영화관, 은행, 관공서까지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2014년부터 도입돼 2019년 8500대에서 지난해 2만6500대로 3배 넘게 증가했다. 코로나19 대유행이 키오스크 급증의 주요 계기가 됐다고 한다. 업주 입장에선 인건비를 줄이고 이윤을 늘려 줄 절호의 수단이다. 언택트 바람을 탄 키오스크 도입은 대세라는 것이다.

▲하지만 사용에 어려움을 토로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사람이 없어 물어보고 확인하는 절차가 불가능한 탓이다. 그래서 키오스크가 설치된 무인 매장에서 노년층이 ‘공포’를 느끼는 일이 비일비재하다.

한 설문조사에서 55세 이상 시민 가운데 키오스크를 이용해 봤다는 응답자는 절반이 채 안 된다. 75세 이상은 14%만이 써봤다고 답했다. 나이가 들수록 키오스크 사용 경험이 줄어든 경향을 띤다.

실제 무인판매대에서 햄버거를 주문하던 할머니가 이것저것 누르다가 수십 개의 햄버거를 구매하게 됐다는 내용이 라디오방송에서 소개된 적이 있다. 이 사연에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무인(無人) 시대’가 열리고 있다. 이러니 키오스크 앞에만 서면 가슴이 떨린다는 노년들이 적잖다.

▲전문가들은 키오스크 사용이 어렵다면 젊은층은 당황함을 느끼고, 중·장·노년층은 소외감이 든다고 한다. 그 정도가 심하면 아예 기기 사용에 적응을 못해 우울감을 겪기도 한단다. 키오스크 도입이 대세라면 최소한 노년층에 대한 배려는 반드시 필요하다. 사회 문제로 떠오른 만큼 대책 마련에 힘써야 한다는 말이다. 행정은 물론 기업, 시민단체 등이 나서 세대 간 공존을 위한 디지털 교육에 적극 나서야 할 것이다.

키오스크 비호감 현상은 제주에서도 나타난다. 도 당국이 맞춤형 교육을 확대해 어르신들이 소외감을 극복할 수 있게 해야 한다. 키오스크 앞에서 진땀을 흘리는 노인에게 먼저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작은 호의가 우선돼야 함은 두말할 나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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