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허에서 배우는 ‘우물 안 개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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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종 서귀포지사장 겸 논설위원

황허(黃河·황하)강은 중국 서부에서 발원, 동쪽 산둥성(山東省) 앞 보하이만(발해만)으로 흘러가는 큰 강이다.

중국에서 양쯔강(6300㎞)에 이어 두 번째, 세계에서 5번째로 긴 강으로 길이가 5464㎞에 이른다. 남한에서 가장 긴 낙동강(525.15㎞)보다 10배 이상 길다.

세계 4대 문명의 발상지이기도 한 황허는 중국 민족의 ‘어머니 강’으로 불리기도 한다.

▲이처럼 길고 큰 강 ‘황허’의 신(神) 하백(河伯)도 ‘우물 안 개구리(井底之蛙)’ 취급을 받았다.

‘장자’ 추수편에 나오는 이야기다. 옛날 하백이 자신이 살고 있는 강이 가장 크고 아름답다고 알았으나 북해(北海) 바다의 장대함을 보고 감탄하면서 스스로 미흡함을 부끄러워했다고 한다. ‘다른 사람의 위대함을 보고 자신의 부족함을 부끄러워한다는 뜻인 ‘망양지탄(望洋之歎)’의 고사성어가 여기서 나온다. 바다의 신 약(若)은 하백에게 충고 하나를 더한다.

“우물 안 개구리에게 바다를 설명할 수 없다. 우물이라는 공간 안에 갇혀 있기 때문이다. 여름 벌레에게는 얼음을 알려줄 수 없다. 시간 제약이 있기 때문이다. 편협한 지식인에게는 도의 세계를 이야기할 수 없다. 자신의 지식에 갇혀 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약은 바다를 본 하백에게 이제야말로 우물 안 개구리 신세를 벗어나 큰 이치를 깨닫게 됐다고 위로했다.

▲윤석열 정부 출범 한 달, 정부 부처 및 대통령실, 주요 권력기관 요직에 검찰 출신 인사들이 대거 발탁되면서 검찰 편중 인사 논란이 일고 있다. 금융감독원장, 국정원 기조실장, 국가보훈처장, 총리비서실장은 물론 대통령실 인사기획관과 인사비서관 등이 윤 대통령과 가까운 검사 출신으로 채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윤 대통령은 “인사원칙은 유능한 인물을 적재적소에 쓰는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으나 야당은 “검찰공화국 선전포고”라고 강력 비판하고 있다.

물론 인사는 전적으로 인사권자의 권한이다. 하지만 특정 그룹에 편향된 인사는 공간과 집단, 사고의 편협함에 갇힐 우려가 높다.

▲하백이 바다를 보고 깨달음을 얻은 것은 자신을 옥죄고 있던 틀에서 벗어났기 때문이다.

내달 1일 출범하는 오영훈 제주도정도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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