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언젠가 김포공항이 실제 이전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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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주, C&C 국토개발행정연구소 소장/ 논설위원

지난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유력후보들이 제주도민이 수도권, 특히 서울과 연결할 수 있는 유일무이한 관문인 김포공항 이전 공약을 들고 나왔다. 이들은 김포공항을 다른 대체 공항으로 이전하고, 그 일대를 대규모로 개발하겠다는 구상도 제시했다.

이들은 김포공항 이전의 당위성으로 김포공항 주변의 소음 피해와 고도 제한 등으로 문제가 많은 데다, 인천공항과 원주공항·청주공항 등 대체 공항도 인근에 충분하다는 점을 밝혔다. 제주도민에 대하여는 앞으로 개발될 수 있는 ‘제주까지 이어지는 KTX용 해저터널’을 건설해서 이용하면 된다는 주장도 구체화시켰다. 그러면서 이들은 “새로운 항공 시대를 위해 김포공항 이전을 지금부터 준비해야 한다”고도 했다.

현재 김포공항이 서울 도심에 근접해 있고, 지하철과 버스노선이 잘 갖춰져 접근성 면에서 아주 뛰어난 강점을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여행객은 물론 사업차 일본과 중국 등을 오가며 분초를 다투는 비즈니스맨들에게 매우 매력적인 공항이라는 점을 부정할 수 없다.

반면 김포공항의 대체공항으로 거론된 원주공항과 청주공항은 서울 등지에서 이용하기엔 접근성이 많이 떨어진다. 굳이 이용한다면, 고속열차와 다른 교통수단을 몇 차례 갈아타야만 접근이 가능하다. 특히 제주도민의 경우 비행시간보다 이동시간이 더 소요되는 상황에서 환자 등의 경우에는 우려스러운 낭패감을 떨쳐버릴 수 없는 비상 상황에 직면할 수도 있다.

최근 시중 여론은 각자의 정치적 유·불리에 따라 어떤 정치권력도 김포공항 이전을 실행에 옮기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단정한다. 왜냐하면 전혀 불가능하고, 섣부르고, 득(得)보다 실(失)이 많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즉, 드러난 여러 난제들을 위한 대안이나 합리적으로 풀 방안을 찾아내기 전까지는 누구도 ‘김포공항의 경쟁력’을 ‘정치적 표 계산’으로 훼손시키는 행위를 자행하지 않을 것이라고 단정한다.

그렇지만 단견으로는, 한국정치 상황에서 “김포공항 이전을 실행에 옮기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단정적 주장’에 대해 반론을 더하고 싶다. 한국의 공항·고속철도 건설 역사에서 정치권력의 무소불위 위세가 늘 대단했기 때문에 그렇게 답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1980~1990년 개발연대에는 그 위세가 더욱 그러했다.

국토개발 행정 관점에서 보면, 통상 사회기반시설을 개발하여야 할 경우 중앙정부가 수년간 그 개발의 타당성 조사를 하고 난 후에 천문학적 예산이 투입되는 공항 등 초대형 국책 사업을 벌여야 한다. 그럼에도 특히 집권여당이나 유력 대선 후보 등이 공약으로 제시하여 응당 실천에 옮겨왔다는 역사적 사실이다.

문재인 정부는 작년 부산시장 보궐선거 때 ‘콩 볶아 먹듯’ 가덕도 신공항을 지어주겠다며 공개적으로 표 매수에 나서는 것조차 주저하지 않았다. 가덕도 ‘오거돈 공항’이 그것이다. 이전 정부에서도 대선·총선 때마다 공약을 실천하는 차원에서 노태우의 예천공항, 김영삼의 양양공항, 김대중의 무안공항 등이 만들어졌다. 정권 획득이나 정치적 입지강화를 위해서라면, 물·불안 가리고 공항개발을 밀어붙이는 것이 한국식 공항 개발이다.

생각건대 선거 때 김포공항 이전공약을 제시했던 후보는 차기 대선 유력주자 급이다. 5년 후 그는 아마 김포공항 이전을 밀어붙일 복안을 제시할 수도 있다. 이점이 우려스럽다. 제주는 미리 대응방안을 마련해 실천에 옮겨야 한다. 이 점이 중요하다.





※본란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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