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해안이 무분별하게 버려지는 쓰레기로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고 한다. 그 가운데 가장 많이 버려진 쓰레기는 플라스틱과 스티로폼 파편인 것으로 조사됐다. 제주환경운동연합이 최근 3차례에 걸쳐 조천읍 북촌해변과 구좌읍 김녕성세기해변, 한경면 수월봉해변 일원에서 정화 캠페인을 벌인 결과다. 80여 명이 참여해 총 3021개·245㎏의 쓰레기를 수거했는데 도 전역의 상황에 비쳐보면 ‘새 발의 피’일 것이다.
쓰레기 종류와 상태를 분석해본 결과 플라스틱과 스티로폼 파편이 566개(19%)로 가장 많은 것으로 파악됐다. 그 외 밧줄 등 어업활동에서 발생한 쓰레기가 412개로 뒤를 이었고, 플라스틱병과 뚜껑 348개, 각종 비닐 298개 등 순이다. 레저활동이 집중된 곳이었다면 쓰레기 종류와 수거량이 어마어마했을 거라는 진단이 나온다.
문제는 어업활동 중 버려지는 쓰레기가 많다는 점이다. 특히 끈 종류나 그물 쓰레기는 해양동물의 몸에 감겨 생명을 위협하는 등 해양생태계에 큰 위협이 되고 있다. 제주대 씨그렌트센터 조사 결과를 보면 1900여 척의 제주 어선에서 버려지는 것으로 추정되는 페트병이 연 184만병으로 분석되기도 했다. 이를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에 대한 정책과제에 눈길을 돌려야 한다.
이런 상황에도 쓰레기 처리 여건은 그리 좋지 않다. 쓰레기를 몰래 버리는 행태를 통제할 수 없는 데다 전담 인력과 예산이 부족해서다. 그러다 보니 해안도로변은 물론 해수욕장과 항·포구 등 해안을 낀 곳이라면 어디랄 것 없이 쓰레기 더미가 잔뜩 쌓여 있곤 한다. 그 양만 연간 2만t을 웃도는 것으로 추산된다니 놀라울 따름이다.
곧 여름 피서철이다. 제주 내방객들에게 불쾌감을 주지 않도록 손님맞이 해안 정화가 필요하다. 허나 쓰레기 문제의 근본적 과제는 남모르게 버리는 습관에 있다. 대대적인 정화활동을 벌인다 해도 늘 버리는 사람 따로, 줍는 사람 따로다. 그런 면에서 제주환경운동연합이 정례적으로 펼치는 캠페인은 환경보전 의식을 넘어 제주사랑의 의미를 일깨우는 소중한 미담이 아닐 수 없다. 이들의 환경사랑 운동이 도민들의 의식과 생활 속으로 파급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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