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살 앓는 한라산, 가치 보전에 힘 모아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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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의 대명사인 한라산이 몰지각한 탐방객들로 몸살을 앓고 있다니 걱정이다. 코로나19 거리두기 완화 조치로 인원 제한이 풀리면서 탐방객 위법행위가 잇따른다고 한다. 올 들어 지난달 말까지 한라산을 찾은 탐방객은 모두 37만명을 웃돈다. 하루 평균 2500명꼴이다. 이런 통계가 아니더라도 한라산은 이미 과포화 상태에 직면해 있다. 물리적 규제가 없다면 주말이나 연휴 때는 인산인해를 이루는 게 보통이다.

사정이 이러니 무리가 따를 수밖에 없다. 탐방객들이 넘쳐나는 만큼 위법행위도 끊이지 않아 심각하다. 올 들어 이달 초순까지 한라산국립공원 내에서 적발된 불법행위는 103건에 달한다. 지난해 전체 건수에 육박한다. 무단 출입(63건)은 예삿일이고, 흡연 32건, 야영·취사 7건, 문화재보호법 위반 등 다양한 불법 행위가 단속됐다.

심지어 보호구역으로 지정된 백록담 분화구를 무단 탐방하는 사례도 나왔다. 지난 9일 관광객 12명이 40년 넘게 통제해온 백록담에 들어가 분화구 곳곳을 거침없이 누비다 적발돼 도민사회의 분노를 샀다. 지난해에도 이맘때쯤 백록담 인근에서 야영을 하던 탐방객 5명이 단속되기도 했다. 거기서 음주·흡연 행위까지 벌어졌다니 실종된 시민의식을 탓하지 않을 수 없다.

문제는 앞으로도 탐방객 수가 꾸준할 것이라는 데 있다. 한라산의 생태계 훼손이 가속화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그럼에도 국립공원 면적이 워낙 넓은 탓에 맘만 먹으면 단속의 눈길을 피해 불법 탐방이 활개치고 있다. 6월 단속 건만 벌써 17명이다. 단속 강화와 함께 중대 사안에 대해선 일벌백계로 처벌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한라산은 생물권보전지역(2002년), 세계자연유산(2007년), 세계지질공원(2010년) 등 유네스코 자연과학 분야의 3관왕 타이틀을 모두 품은 자산이다. 세계 최초다. 한라산의 건강성 유지를 위한 대책이 시급히 강구돼야 하는 이유다. 한라산 탐방예약제가 도입된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관람료를 최소 범위에서 징수하고, 그 수입을 다시 한라산의 관리재원으로 투자하는 방안도 검토할 때다. 탐방객 스스로 한라산 가치 보전에 앞장서야 함은 두말할 나위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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