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지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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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동수 논설위원

개미는 몸집 대비 큰 뇌를 지니고 있다. 뇌가 몸무게의 6%를 차지한다. 인간의 뇌가 몸무게의 2%인 것과 비교된다. 지능은 그 뇌 크기만큼이나 우수하지만, 똑똑한 개미와 그렇지 않은 개미가 있다. 그렇다고 끼리끼리만 어울리지 않는다. 다양성을 통한 의외성을 기대하기에 서로 차별하지 않고 섞어서 지낸다고 한다. 지능지수가 높다고 경쟁력이 있는 것이 아니라 팀워크를 중시한다고 보면 된다.

실제로 개미의 개별 역량은 미미할 수 있지만, 뭉치면 거대한 개미집을 만들 정도로 높은 지적 능력을 발휘한다. 여기서 나온 말이 집단지성(集團知性)이다. 이를 집단지능이나 대중의 지혜로도 표현할 수 있다. 다수가 서로 소통하고 협력하거나 치열하게 토론하는 과정을 통해 얻게 된 집단의 지적 능력을 의미한다. 한 사람의 천재보다 열 사람의 둔재가 나을 수 있다는 얘기다.

▲민선 8기 제주도정의 책임자로 취임한 오영훈 제주도지사가 제주지역 최대 현안인 제주 제2공항 문제와 관련해 집단지성을 언급했다. 지난 1일 열린 취임식 취임사에서 “제2공항 갈등은 집단지성을 통해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집단지성의 힘이 개별적인 지혜보다 더 나은 효과를 발휘할 수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평범한 다수의 머리가 모이면 몇 명의 전문가보다 더 나은 판단을 할 수 있다는 기대를 피력한 것이다.

그러면서 “여론조사나 주민투표 등 방안에 관해 결정된 것은 없다”고 말한 점이 눈길을 끌었다. 집단지성을 ‘다수결’로 오해할 수 있다는 것을 차단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 점은 높이 사고 싶다. 지금도 여론조사 후유증으로 제주가 극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그 점에서 오 지사는 집단지성의 도출 방안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도지사 후보 시절과 달리 이젠 좀 더 정리되고 구체적인 입장을 피력해야 한다. 그러하지 않으면 이미 전 도정에서 마구 남발했던 공론화나 숙의민주주의와 같은 정치적 수사와 다르지 않다.

▲오 지사는 우선 도민들이 가장 알고 싶은 문제에 집중하길 바란다. 제2공항이 제주에 미칠 장단점을 소상히 파악해 도민들에게 공개해야 한다. 여기엔 일각에서 제기하고 있는 군사 시설 의혹 등 어떤 성역도 있을 수 없다. 문제의 핵심을 제대로 알아야 장삼이사들이 머리를 맞댈 것이 아닌가.

어설프게 아는 것이 아예 모르는 것보다 더 위험한 판단을 낳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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