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초 열대나 아열대 지방에서 니코틴산 결핍증후군이 퍼져 있었지만, 멕시코에 살고 있는 인디언족 사이에는 이런 영양결핍이 나타나지 않았다. 이 병에 걸리면 피부, 소화기, 신경정신 관련 3대 증상이 나타난다.
콩을 주식으로 하는 그들에게 이런 결핍증이 없다는 것은 과학자들에게 수수께끼가 됐다. 음식물 속에 충분한 양의 나이아신(niacin) 또는 니코틴아마이드(nicotinamide)가 내재돼 있거나, 아미노산인 트립토판이 인체 내에서 합성되면 이 증상은 없어질 수 있다.
나이아신은 니코틴산(nicotinic acid)과 니코틴아마이드 유도체를 모두 포괄하는 명칭이다. 나이아신은 대표적인 비타민 B3로 언급되는 수용성 비타민이다. 니코틴아마이드는 식품에서 발견되며 식이보충제 및 약물로 사용된다.
인체는 트립토판(tryptophan)을 이용해서 나이아신을 생합성하고, 트립토판은 필수 아미노산으로서 단백질 합성에 필요하고,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과 멜라토닌의 전구체이다.
옥수수를 주식으로 하는 경우 이 속에 있는 단백질은 트립토판이 너무 낮아 니코틴산 결핍증을 막을 수 없다. 그렇다면 인디언들은 필요한 나이아신 등을 어디서 얻을까?
콩 속에 충분한 니코틴아마이드가 존재하거나, 콩을 염기로 처리해 창자에서 흡수할 수 있는 형태로 만들면 이런 증후군에 걸리지 않는다는 것이 판명됐다. 과학자들은 전통적인 식품 제조법이 멕시코 인디언들이 니코틴산 결핍증후군에 걸리지 않도록 한다는 사실을 알았다.
언디언들은 빵을 만들기 전에 콩을 석회수, 즉 묽은 Ca(OH)2 (수산화칼슘) 용액에 담근다. 이런 방법은 니코틴아마이드가 창자에 흡수되도록 해 니코틴산 결핍증후군을 일으키는 비타민 결핍을 막아준다.
지구는 천태만상의 물질이라는 가족으로 형성돼 있다. 이 물질들은 인간이 상상할 수 없는 다양한 상호작용에 의해 지구가 유지되고 있다. 수산화칼슘도 흥미롭고 유익한 역할을 하고 있다.
약 3500년 전에 건축물에 벽돌이나 석재를 붙이기 위해 수산화칼슘과 모래의 반죽(mortar)를 사용하면 된다는 사실이 처음으로 알려졌다. 이 물질은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와 반응하면 물질의 성분인 수산화칼슘이 탄산칼슘으로 변한다.
2000~1600년 전 로마인들은 회반죽을 사용해 집과 수로를 만들었으며, 그 중의 많은 건축물이 아직도 남아 있다. 그들은 또한 화산재와 회반죽을 섞으면 훨씬 품질이 좋아진다는 사실도 발견했다. 이 물질이 현재 사용하고 있는 시멘트의 효시이다.
수산화칼슘과 마찬가지로 수산화나트륨(NaOH)도 염기이다. 수산화칼슘보다 용해도가 큰 수산화나트륨의 상업적 용도를 일별하는 것도 의미가 있을 것이다. 수산화나트륨은 가정에서 세탁용 알칼리액으로 널리 사용된다. 이것은 그리스와 반응성 때문에, 특히 오븐 또는 막힌 하수도의 기름때를 제거할 때 탁월한 효능을 나타낸다.
수산화나트륨은 식품산업에도 이용되는데, 주로 단백질을 분해시킬 수 있는 수산화이온을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 올리브는 과육을 먹을 수 있도록 부드럽게 만들기 위해 수산화나트륨 용액에 담가둔다. 감자를 부드럽게 만들기 위하여 수산화나트륨 용액을 뿌려주고, 가공·처리하기 전에 껍질을 제거한다.
트립토판은 신경전달물질인 세로토닌을 합성하는 데 필수적이기 때문에 우울증이나 불면증, 비만 등을 치료하는 데 쓰이기도 한다. 트립토판은 수면을 유도하는 호르몬인 멜라토닌의 분비도 유도한다. 따라서 충분한 숙면을 유지하고 싶으면 잠들기 전 트립토판이 풍부한 음식을 먹으면 도움이 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