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원리 클래식기타 콩쿠르가 세계적 콩쿠르가 되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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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혜경, 제주연구원 책임연구원/ 논설위원

2022년 6월 22일 미국의 텍사스 Fort Worth에서 열린 반 클라이번(Van Cliburn) 국제 피아노 콩쿠르에서 불과 18세 한국인 청년 임윤찬이 1위를 하였다. 반 클라이번 2022대회는 170개 이상의 국가에서 900만 명이 넘는 전 세계 온라인 청중을 모았으며, 이후 스트리밍 기록을 넘어서고 있다. 경연은 51개국 388명 지원자 중 30명을 선발해 연주시연으로 경연, 준결승부터는 6명의 연주자로 압축되고 최종 결선에서는 3명의 연주자가 경쟁하였다.

이 콩쿠르에서 해외 유학 한 번 안 간 한국 청년이 우승을 하였고, 그 어렵다는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3번에서 보여준 눈부신 테크닉, 음악을 대하는 자세 등으로 클래식 열풍을 다시 불러일으키고 있다. 이전의 유명 국제 콩쿠르 우승자들에 대한 기억의 송환에서부터 한국 음악 교육 시스템에 대한 조명, 음악영재발굴과 지원, 나아가 인지도 있는 국제콩쿠르 대회 개최 제안 등에 대한 이야기가 쏟아지고 있다. 사실 많은 한국의 음악인재들이 한국에서 적절한 무대가 없어 해외에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전문가들과 음악애호가들은 국내 콩쿠르를 재정비해 음악가들의 활동 기반을 만드는 작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유네스코 산하 국제음악콩쿠르세계연맹(WFIMC)에 가입된 국내 음악 콩쿠르는 윤이상국제콩쿠르와 제주국제관악콩쿠르, 서울국제콩쿠르 뿐이다. 제주에서 열리는 전국단위 콩쿠르도 제주국제관악콩쿠르 및 제주전국학생음악콩쿠르 등이다.

필자는 작년에 제주시 구좌읍의 작은 마을 행원리에서 열린 전국 클래식기타 콩쿠르가 생각이 난다. 평소 클래식 기타 음악 애호가이기도 해서 제1회 콩쿠르가 열리는 기간 동안 행원리를 방문하였다. 제주에너지공사 신재생에너지 홍보관 CFI미래관에서 열린 클래식기타 콩쿠르에는 도내·외 연주자들이 참여하였는데, 클래식기타 연주자들을 위한 전국 단위 콩쿠르가 거의 전무한 상황에서 행원리의 바람과 바람을 표현하는 클래식기타를 모티브로 한 콩쿠르 기획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또한 행원리 마을주민들의 적극적 참여와 이 콩쿠르 지원에 관심을 가진 지역 기업의 전향적 태도도 높이 평가받을 만 하였다. 특히 도외 연주자들의 호응이 더 컸고, 소셜네트워크(SNS)를 통해 이 제주콩쿠르에 대한 관심이 컸다는 점은 매우 중요하다.

사실 많은 유명 문화예술작품과 문화예술인들의 배출은 작은 시골 마을들과 연관이 많다. 인구 3만4000여 명의 작은 도시 스페인 론다는 시인 릴케와 소설가 헤밍웨이가 사랑한 마을로 유명하다. 헤밍웨이가 사랑한 쿠바의 어촌마을 코히마르도 소설 <노인과 바다>에 영감을 준 마을로 잘 알려져 있다. 그런 점에서 어촌마을 행원리와 클래식기타가 생뚱맞은 것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바람의 마을 행원리와 바람을 잘 표현할 수 있는 현악기인 클래식기타의 만남은 그 기획이 신선하였다. 기타의 경우 다른 악기에 비해 상대적으로 휴대가 용이하고 접근하기도 수월하며 치유적 기능도 뛰어나 국민들이 가장 많이 가지고 있는 악기이기도 하다. 그런 점에서 행원리의 클래식기타 콩쿠르의 출발은 자못 기대가 된다. 향후에도 꾸준한 지원이 이어진다면 세계적인 콩쿠르로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해본다. 행원리는 풍력발전의 마을에서 ‘바람과 기타의 선율이 흐르는 낭만적인 마을’로 명성을 얻을 것이다. 그에 따라 관련 산업들은 자연스럽게 탄생하고 성장할 수 있지 않을까? 제주에서 새로운 콩쿠르가 탄생하는 과정을 보면서 문화정책적인 성장을 기원한다.


※본란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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