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파야, 사랑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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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섭 편집위원

우리가 흔히 먹는 양파와 범죄가 무슨 상관이 있는가.

사실 상관이 없다. 그런데도 어떤 범죄자의 범행이 속속 나올 때마다 ‘양파 껍질 벗기듯이’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나온다. 양파 껍질 3개 정도 벗기면 모두 먹는 거다.

마늘처럼 양파도 알리신 성분이 있어 혈전 차단에 도움을 준다. 혈전은 피가 엉긴 것으로 심장병이나 뇌졸중 등 혈관 질환의 원인이 된다.

알리신은 또한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효과도 있다.

그래서 양파는 마늘과 함께 혈액과 혈관의 청소부라고 불린다. 

▲‘팔을 쭉 뻗기 위해서는/ 조금 더 연해져야 했다/…/ 자전거 바퀴가 똑같은 길을 똑같이 지나갔다/  발을 내려놓지 못하게/ 옆사람이 크게 부른다 메아리, 메아리를/ 작게 부르면 돌아오지 않는다/ 나는 작게 불렀다/ 저녁은 매일 바뀌지만/ 밖에 둘 수 없어서/ 안쪽 문을 열어두었다/ 생각이 멈추지 않았다’

안미옥의 시 ‘매일의 양파’다. 

어떤 사람들은 양파를 ‘벗겨도 벗겨도 나오는 범죄’에 비교했지만 시인은 ‘자전거 바퀴가 똑같은 길을 똑같이 지나간 것’으로 표현했다.

같은 양파를 두고도 이렇게 사람들의 시선이 다른 것이다. 

▲식물도 사람들이 보여주는 애정을 읽고 있을까.

부산경상대학교 스마트팜 도시농업과 박경수 교수가 최근 양파를 대상으로 한 재미있는 실험 결과를 밝혀 관심이 모아진다.

박 교수는 지난해 6월 생산한 양파 2개 중 부실한 1개는 ‘사랑합니다’라는 글이 적힌 투명 컵에, 튼실한 1개는 ‘미워!’라는 글이 적힌 투명 컵에 넣어 2, 3일 간격으로 물을 똑같이 줬다. 

실험을 시작한 지 47일 지난 지난해 7월 27일에 뿌리 모습을 보니 ‘사랑합니다’ 쪽 양파는 뿌리가 건강했다. 그러나 ‘미워!’ 쪽 양파는 뿌리가 부실했다.

결국 ‘미워!’ 쪽 양파는 9월 1일부터 뿌리가 썩기 사직해 9월 3일 폐기됐고, ‘사랑합니다’ 쪽 양파는 9월 23일 새순까지 돋아나는 등 잘 자라 11월 28일 텃밭에 옯겨 심었다는 것이다. 양파가 한글을 깨우쳤다는 뉴스를 본 적이 없다.

그러나 양파도 생물인 만큼 누군가의 시선을 읽을 줄은 알 것이 아닌가. 양파도 이렇게 사람과 소통할 줄 아는 것이다. 

윤석열 정부 들어 장관급 인사 4명이 자진사퇴를 하며 낙마했다. 

윤 대통령이 말한 “이렇게 훌륭한 분”들이 왜 자진사퇴를 했을까.

양파로부터 소통을 배우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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