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여 년 전 장밋빛 제주환상에서 벗어나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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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승주, C&C 국토개발행정연구소 소장/ 논설위원

21세기 벽두 중앙정부는 2010년까지 제주도를 세계적 관광·휴양지역의 메카로 육성하기 위한 마스터플랜을 제시했다. 무엇보다 그것은 세계 경제의 급변에 대처하면서 기존의 감귤과 관광 산업 위주의 제주산업 구조를 보다 고도화·내실화하는 방향으로 전환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래서 중앙정부는 한국경제를 보다 대외적으로 개방하는 과정에서 제주경제의 영역을 다변화하여 내실을 도모하고, 내우외환의 불확실한 상황에서 한국경제의 한 축으로서 제주경제가 나름의 제 역할을 충실히 해나갈 수 있도록 하는 새로운 제주발전 전략이 절실하다는 인식 아래 1999년부터 제주국제자유도시발전전략을 추진하기 시작했다. 

이를 위한 연구용역, 즉 1999년부터 2002년까지를 도입 단계, 2003년부터 2006년까지를 성장·발전 단계, 2007년부터 2010년까지를 성숙·정착 단계로 나눠 전략사업을 추진해 나가는 계획안은 2000년 6월에 완성되었다.

이 계획에 의한 제주 개발방향을 살펴보면, 첫째로 제주의 고유문화와 청정한 환경을 바탕으로 국제적인 지역 관광 산업과 항공·물류산업, 첨단과학 연구 및 교육산업, 1차 산업 등을 주도면밀하게 육성하는 것이었다. 둘째로 제주도를 ‘국제투자 자유지역’으로 지정하고, 제주도(濟州道)가 지역과 국가 발전의 견인차 역할을 담당할 수 있도록 그에 특별한 지위를 부여하는 것이었다. 셋째로 ‘국제자유도시’ 추진을 위한 특례법을 제정하고, 중앙 정부 차원의 개발전담기구 및 지원기구를 설치하는 것이었다. 즉, 중앙정부 차원에서 제주도를 사람·상품·자본의 국제적 이동과 기업 활동의 편의가 최대한 보장되도록 규제의 완화 및 국제적 기준이 적용되는 지역으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하는 대처방안을 마련하는 것이었다. 

특히 제주도지역을 홍콩·싱가포르를 능가하는 관광휴양도시로 육성한다는 전략 아래 우선 골프장에 대한 지방세의 일반과세 전환, 각종 부담금의 50% 감면, 관광업체에 대한 품질인증제 도입 등을 제시했다. 다음으로 6만 8000평 규모의 휴양 주거단지 조성, 해양공원 조성, 첨단과학기술단지 조성, 제주공항의 자유무역지역화 등을 제시했다.

최근 소개된 지역경제 자료는 필자를 실망시키기에 충분했다. 20년 전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산업구조는 농업, 어업, 축산업 등 1차 산업과 관광, 서비스업 등 3차 산업 위주로 고착화되어 있는 것도 마찬가지다. 제조업 등 2차 산업 또한 상당히 빈약한 수준이고, 화북 공업단지를 빼면 대부분 소규모 농수축산물 가공업이 주류였다. 통계치상 지역 수출품목 1위는 반도체라고 하나 과연 그것이 지역경제 활성화에 미치는 기여도가 얼마나 큰지 궁금하기도 했다. 대표적 향토기업으로는 제주은행, 제주맥주 등이라고 한다. 

이렇게 된 데는 20여 년 전 중앙정부가 제시했던 제주발전환상이 크게 성공을 거두지 못했기 때문이다. 역대 도정이 나름 제시했던 대안적인 제주 발전전략 또한 제주인의 결집과 지역경제를 견인하는 촉매제가 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특히 제주도 차원의 역량강화 전략부재 또한 고질적인 문제일 것이다. 

코로나19 이후 관광은 사양산업이다. 그래서 제주는 대안산업을 찾아내 그 산업육성에 진력해야 한다. 낙후된 섬이 아니라 활력 넘치는 제주도를 만들기 위해서다. 특히 청년 일자리 창출이 급선무다. 그들을 꽉 붙들어 매야 제주도가 살아나기 때문이다.

 

 

 

 

 

※본란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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