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홀로 나무 시름시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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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섭 편집위원

626년 겨울, 당 태종 이세민의 나이 27세 때. 그는 당나라 개국 8년 만에 친형인 이건성과 동생 이원길을 왕궁의 북문으로 유인해 살해했다.

왕이 된 그는 수차례 고구려 원정을 시도했으나 실패했다.

원정 실패로 당 태종은 정신과 육체적으로 피폐했다. 당 태종의 죽음에는 고구려가 있었던 것이다. 당 태종이 심은 것으로 알려진 나무가 지금도 살아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중국 산시성 시안시 창안구 관음선사에는 수령 1400년으로 추정되는 은행나무가 있다.

나뭇잎이 물드는 가을이면 이 나무의 모습은 가히 환상적이다.

나무는 황금으로 만든 것처럼 보이고, 나뭇잎이 떨어진 곳은 마치 황금주단을 깐 것처럼 보인다.

▲TV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 나온 팽나무가 화제가 되고 있다. 경남 창원시 대산면 동부마을에 있는 수령 500년 추정 팽나무다. 부채꼴 모습으로 수형이 곱다.

드라마가 방영된 후 이 팽나무를 보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몰리고 있다고 한다.

팽나무 하나 때문에 사람들이 몰려 조용한 마을이 떠들썩하다. 이 때문에 마을 주민들은 관광객들의 빈번한 나무 접촉으로 나무가 상하지 않을까 걱정하고 있다. 지나친 손때는 병을 가져온다.

▲제주시 한림읍 성이시돌목장 한 가운데 ‘나 홀로 나무’가 있다.

초원이 펼쳐진 곳에 나무 한 그루만 있어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나 홀로 나무’나 ‘왕따 나무’로 널리 알려졌다.

사람의 시선으로 ‘왕따 나무’다. 누가 그를 왕따시켰는가. 어느 날 우연히 바람에 실려 온 나무씨앗이 그곳에 떨어졌을 뿐.

이 나무 뒤로 새별오름과 이달오름이 서있어 풍경이 곱다. 그래서 이곳은 웨딩 촬영지나 사진작가의 명소로 떠올랐다.

이 나무가 지금 시름시름 앓고 있다고 한다.

관광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나무 밑동의 흙은 패여 뿌리가 노출됐다. 나무껍질도 벗겨져 보는 이의 마음을 아리게 한다.

나무의 크기로 보아 오래 산 것 같지도 않다. 당 태종 이세민이 심은 나무는 1400년을 살고 있는데.

전문가의 말에 의하면 많은 사람들의 방문으로 나무의 생육 환경에 악영향을 줘 이 지경에 이른 것으로 보인다. 나 홀로 나무가 힘을 내 다시 한 번 무성한 초록색 잎을 자랑하는 모습을 보고 싶다.

술도 못하는 나무는 이렇게 인기가 많은데 술 잘하는 어느 정치인의 인기는 왜 그리 바닥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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