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체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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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업, 전략사업본부장 겸 논설위원

야외에서 체험행사나 공연, 트레킹, 스포츠 경기 등을 진행하면 정말 다양한 상황을 마주하게 된다. 그중 가장 통제하기 어려운 것이 바로 날씨다. 날씨를 미리 예측할 수 없을 땐 더 그러하다. 해서 날씨가 나쁘면 언제든 행사가 취소ㆍ연기되거나 축소될 수 있다.

실제 비바람이 강하게 불면 참석자를 모으기는 커녕 애써 준비했던 다채로운 프로그램의 효과가 무용지물 또는 반감되기 십상이다. 천막과 현수막 등 시설물 피해도 있을 수 있다. 날씨가 야외행사의 성패를 좌우하는 매우 중요한 요소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제주특별자치도 도민 체육대회(이하 도민체전)’는 제주 전역 최대 규모의 종합 스포츠 대회다. 한데 늘 ‘도체비(도민체전 비날씨)’라는 별칭을 달고 다닌다. 맑은 날씨를 보이다가도 도민체전만 되면 마치 기다렸다는 듯이 비가 온다고 하여 붙여진 이름이다.

1969년 제3회 도민체전에서 비날씨로 개회식이 연기된 이후 1971년 제5회 대회까지 3년 연속 비가 내려 도민들이 ‘도체비’라고 부른 데 유래한다. 그 뒤부터 도민체전 기간에 비가 오면 ‘도체비’가 왔다고, 비가 안 오면 비켜갔다는 ‘도체비’의 징크스가 이어져오고 있다.

▲‘선흘곶동백동산위원회’는 선흘1리와 본보가 공동으로 구성한 단체다. 2018년부터 ‘람사르습지 동백동산 생태문화체험’을 지역주민 주도로 주최하고 있다. 자연의 소중함을 알리고, 자연과 인간의 공존 방안을 모색하기 위해서다.

허나 아쉽게도 2018년과 2019년에 태풍의 영향권을 벗어나지 못했다. 두 해 모두 10월 초에 행사를 열었지만 그때마다 가을태풍에 따른 비날씨로 일부 프로그램이 취소되거나 축소·운영된 게다. 다행히 태풍이 빠르게 물러나면서 생태문화체험 행사는 ‘절반의 성공’으로 마무리됐다.

▲코로나19의 여파로 2년간 진행되지 못했던 ‘제9회 생태문화체험 행사’가 지난 주말(7월29~31일) 3일간의 장정을 끝냈다. 공교롭게 이번에도 비날씨를 피해가지 못했다. 태풍 ‘송다’의 간접 영향으로 이틀간(30, 31일) 비를 뿌린 게다.

3연속 비날씨로 ‘동체비(람사르습지 동백동산 생태문화체험 비날씨)’란 신조어(?)가 생겨난 셈이다. 하지만 선흘1리 주민들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았다. 적극적인 참여와 협조로 별다른 안전사고 없이 행사를 무사히 마친 게다. 선흘1리 주민들이 너무나 자랑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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