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대통령의 용인술과 장자방
윤 대통령의 용인술과 장자방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김승종 서귀포지사장 겸 논설위원

중국의 첫 통일국가인 진(秦)나라 말기, 사분오열됐던 천하를 통일하고 한(漢)나라를 건국한 한고조(漢高祖) 유방은 “나는 세 사람을 얻었기 때문에 항우를 이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들 세 사람은 한나라의 개국공신 장량(張良), 소하(蕭何), 한신(韓信) 등으로 ‘한삼걸(漢三傑)’로 불린다.

▲사마천의 지은 ‘사기(史記)’ 고조본기(高祖本記)에 나오는 한고조의 말이다.

“군영의 장막 안에서 계책을 마련하여 천리 밖에서 벌어지는 싸움을 승리로 이끄는 것은 내가 장량만 못하다.” “나라를 안정시키고 백성들을 위무하며, 군량을 준비하여 그 공급이 끊어지지 않게 하는 것은 내가 소하보다 못하다.” “백만대군을 이끌고 싸우면 항상 이기고, 성을 공격하면 반드시 함락시키는 데는 내가 한신만 못하다.”

한고조는 이어 “이 세 사람은 모두 인걸들이다. 내가 이들을 기용할 수 있었고, 이것이 내가 천하를 얻은 까닭이다. 항우에게는 범증 한 사람 뿐이었는데 그마저 기용하지 못했다. 이것이 그가 내게 붙잡힌 까닭이다.”라고 했다. 한고조의 뛰어난 용인술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역사의 변환기 때마다 어김없이 등장하는 최고의 책략가 또는 유능한 참모를 ‘장자방’이라고 일컫는 이유는 장량의 ‘자(字)’가 ‘자방(子房)’이기 때문이다.

삼국지의 조조는 순욱을 자신의 장자방이라 칭했고, 정관치지의 태평성대를 이끈 당태종은 위징을 장자방에 비견했다고 한다.

이성계를 도와 조선을 건국한 정도전은 “한고조가 장자방을 쓴 것이 아니라 장자방이 한고조를 쓴 것”이라는 말로 자신을 장자방에 견주기도 했다.

▲취임 90일밖에 안 된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수행 지지율이 인사를 비롯한 총체적 국정 난맥상으로 30%를 밑돌고 있다.

그럼에도 집권여당인 국민의힘은 이준석 당대표의 중징계, 잦은 물의를 빚은 권성동 원내대표의 당대표 직무대행 사퇴, 그리고 최고위원들의 잇따른 사의 표명으로 내홍에 휩싸여 있다.

지난 3월 대선 승리와 6월 지방선거 압승을 거둔 집권당이라고 도저히 볼 수가 없다.

국정 안정과 국민 안녕은 아랑곳없이 한 줌 권력을 탐하는 모습만 비칠 뿐이다.

민심을 제대로 헤아려 올바른 길을 조언해 줄 윤 대통령의 장자방은 없는 것일까.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1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제주인 2022-08-05 07:24:01
독선과 오만으로 치닫는 정권에 동조할 국민은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