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길 온 손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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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자와 대화는 연습으로 가능할까의 답은 그렇다이다. 단순한 호기심을 넘어 진지함이어야 하고 나름의 규칙과 오지 않은 것에 대한 막연함 기다림 끈기와 인내 순간에 대처하는 능력 책임지는 자세는 기본이다. 해줄 수 있는 것에 감사함과 때로는 못한다 거절 원망도 들어야 한다. 작은 약속에도 손가락을 걸어야 하고 슬픈 위로보다는 마음의 안정이 우선이다. 반갑다 인사보다는 한숨과 탄식으로 시작되며 억울하다 분하다는 그냥 뱉는 습관이자 버릇이다. 싸구려 동정은 자존심의 상처이고 해서는 안 될 금기이다. 밝고 건강하면 다행이고 어둡고 쓸쓸하면 서로에게 피곤하다.

자살은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야 하고 구구절절 사연은 잘못임을 알기에 부끄럽다 피하고 도망가는 안타까운 심정 뒤늦은 후회 엎질러진 물이다. 타살은 원인 제공자와 함께이고 얽히고설킨 이해관계는 훨씬 오래전부터 이어오는 진행형이고 반드시 거쳐야 하는 수순 업보이다. 보이는 모습은 스치듯 지나가며 두려움의 대상은 아니어도 친구 하기는 불편하다. 대단한 능력은 아니어도 진짜는 용하다 하는 무당 중에 백에 하나요. 나머지는 껍데기다. 거창하지 않아도 정성이면 족하고 말하는 자랑은 의심부터 해보자.

푸엉 씨의 또 다른 이름은 은제이다. 한국에서 유학 온 지금의 남편과 결혼을 했고 사업차 베트남에서 생활하는 이중국적자이다. 처음인 만남에서 진지한 표정으로 귀신과 소통할 수 있는 법을 가르쳐 달란다. 족집게 과외도 아니고 혀 치는 타박을 받아야 했지만 거짓 없는 진심이 보여 그렇게 하고 싶은 이유가 뭐냐 하니 어릴 적부터 간혹 들리는 환청은 견디기 힘든 공포였으나 마냥 외면할 수 없는 처지이고 오랫동안 전쟁을 겪어 원하지 않은 죽임을 당해 구천을 떠도는 불쌍한 영혼들을 위해 뭔가를 해주고 싶단다. 나름 전문가 스승이라 하는 분들도 찾아가 어렵게 배움의 기회가 있었으나 시간 낭비 돈 낭비 괜히 미움만 남겼단다. 잠재적 본능을 깨워주는 과정이기에 옆에서 지켜보는 수준이고 나머지는 자신과의 싸움이다. 때로는 모르는 게 약이지만 충분히 고민한 결정이기에 존중해야 했고 일방적이 아닌 서로에게 보탬이 될 수 있는 나쁘지 않은 제안이었다.

노력의 질이 달라 청출어람 솜씨 걱정보다는 응원이었다. 얼마 후 명상 중에 생사조차 모르던 큰아버지의 기막힌 사연을 들었고 사실로 확인했단다. 몇 차례 이런 일이 있더니 기세등등 이제는 학원을 차려 본격적인 사업도 구상 중이란다. 아이고 소리에 잘했다 칭찬보다는 그냥 나오는 웃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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