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도자의 내적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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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희창, 신학박사·서초교회 목사

인터넷에서 갓난아기를 돌보는 간호사에 대한 유튜브를 보았다. 산후조리원에서 일하는 간호사들인데, 갓난아기의 표정을 보거나 울음소리만 들어도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금방 알아차려서 필요한 조치를 취하고 있었다. 갓난아기에 대한 경험과 지식에 있어서 그들을 따라갈 사람이 없을 듯이 보였다. 그런데 그들은 그 이상 넘어가려고 하지는 않는다. 아기를 돌보다가 어느 시기가 되면, 아기들은 그들보다는 전문 지식이 부족한 아기의 엄마에게 맡겨지는 것이다.

갓 태어난 아기들이 건강하게 성장하려면 전문가의 손길이 필요하다. 전문가들이 필요하다고 해도 아기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존재는 엄마이다. 경험이나 지식에 있어 전문가라 할지라도 아기를 낳고 사랑하면서 아기를 위해 살아가려는 엄마와는 비교할 수 없는 것이다.

인생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경험과 지식은 참으로 소중하다. 전문적인 경험 지식에 따라서 세상에서의 성공과 실패가 결정되기도 한다. 그런데 인생의 행복을 결정하는 소중한 관계들은 외적인 경험이나 지식 이전에 내적인 진실에서부터 생명력을 발휘하기 시작한다. 외적인 관계에 치중하는 삶은 당장에는 그럴 듯하게 보일지 모르지만 미래는 결코 밝지 못하다. 내적 진실은 자꾸만 힘을 잃어가는데 피상적인 관계와 홍보는 넘쳐나는 것이 세속적인 세상의 흐름이다.

북한의 라디오나 TV의 아나운서는 크고 강력한 목소리로 존엄한 김일성과 그 후손들을 드높이려고 한다. 내적 진실에 대한 자신감을 잃어갈수록 그들은 크고 강력한 목소리에 집중해왔을 듯하다. 아나운서의 목소리가 크고 강력해질수록 북한 사회는 내적 진실로부터 점점 더 멀어져가고 있었던 셈이다. 그럴수록 그들의 지도자에 대한 외적 권위와 선전은 감당하기 어려운 높은 곳을 향하여 위험스럽게 치달아 왔을 것이다. 그러던 중에 이제 그 북한 사회로부터 내적 진실이나 어떤 진정성을 기대하기는 어렵게 되고 말았다.

헌법이 있고 법률체계가 잘 갖추어져 있어도 백성의 내적 진실에는 관심이 없는 지도자들이 있다. 헌법과 법률도 중요하지만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백성의 말을 들으려는 지도자의 마음일 것이다. 백성의 마음을 헤아리는 정치인가? 이 나라의 미래와 관련된 내적 진실을 소중히 여기는 지도자인가 아닌가? 하는 것이 헌법과 법률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다.

한글을 만들어낸 세종대왕이 이런 이야기를 남겼다. 한자를 모르는 백성이 소송 문제에 휘말리게 되면, 어떤 불리한 판결을 받아도 어쩔 수 없는 경우가 많았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어떻게든 백성들도 사용할 수 있는 쉬운 글자를 만들어내면, 그런 억울한 일을 조금이라도 줄일 수 있을 것이 아닌가?” 그런 생각을 하면서 한글을 만들어낼 생각을 했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세종대왕은 백성의 어려운 사정을 헤아려 듣고자 했다는 것이다. 현실의 정치적 흐름보다는 백성을 위한 깊은 진실에 마음을 기울였던 셈이다. 마음을 기울여 아이의 내적 진실을 파악하려는 어머니가 훌륭한 어머니요. 국민의 사정을 헤아려 듣고자 하는 지도자가 훌륭한 지도자라는 이야기를 하고 싶은 것이다.





※본란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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