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신이 실종된 한심한 인사청문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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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도의회 인사청문특별위원회가 19일 제주시장과 서귀포시장 후보자에 대해 ‘적격’, ‘부적격’ 으로 표기하지 않은 인사청문 경과 보고서를 채택했다. 대신에 종합의견을 통해 긍정적인 점과 우려되는 점을 나열해 도지사에게 최종 판단토록 했다. 누가 봐도 면피용이라는 인상이 짙다.

종합의견도 애매모호하다. 강병삼 제주시장 후보자에 대해선 “후보자의 각오와 의지에도 불구하고 농지법 위반 및 부동산 투기 의혹, 행정 경험 부족 등 도민사회에서 제기된 문제와 우려가 인사청문 과정에서 도민의 눈높이 차원에서 충분히 해소되지 못했고, 향후 시민을 대표해 제주시정을 책임 있게 이끌어 가는 것이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이를 놓고 보면 ‘부적격’ 취지로 읽힌다. 그러면서 여지를 남겨뒀다.

이어지는 내용은 이렇다. “더 이상 제주시장 공백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의견도 있었다”며 “이에 오영훈 지사는 인사청문 과정에서 제기된 문제의 시정 이행 가능 여부를 확인하고 도민의 눈높이와 정서를 고려해 인사권을 신중하게 행사하기를 바란다”고 했다. 인사권자인 도지사가 어느 부분을 중시해 수용하든 개의치 않겠다는 것으로 해석된다. 이런 자세로 오 도정을 제대로 견제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종우 서귀포시장 후보자에 대해선 “후보자가 도덕성 및 전문성에서 일부 우려가 있으나, 후보자의 각오와 의지가 확고하고 원활한 서귀포시정 운영을 위하여 더 이상 시장 공백이 있어서는 안 된다고 판단했다”는 종합의견을 내놨다. 사실상 ‘적격’ 취지로 해석된다. 하지만 후보자의 각오와 의지, 시장 공백 등은 제주시와 뭐가 다른지 궁금하다. 참으로 원칙 없이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식이다.

김경학 도의회 의장은 행정시장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시장의 자질과 역량, 도덕성 등을 도민사회가 수긍할 정도까지 검증하겠다”며 “부동산 투기 등 여러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고 도민 눈높이에 맞지 않을 경우 자진해서 사퇴해야 할 것”이라고 작심 발언을 했다. 그런데 실제는 태산명동 서일필(泰山鳴動 鼠一匹)에도 미치지 못했다. 청문회 무용론을 제기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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