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업이수성난(創業易守成難)’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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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경업 전략사업본부장 겸 논설위원

당 태종(唐太宗)은 청대의 강희제(康熙帝)와 더불어 중국사에서 최고의 명군으로 꼽힌다. 아버지와 함께 당나라를 건국해 당의 2대 황제로 나라의 기틀을 다졌다. 그의 재위 시절(626년~649년)은 ‘정관의 치(貞觀之治)’로 불리운다. 중국 역사에 유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태평성대를 누렸기 때문이다.

당 태종은 여러 가지 면에서 성군의 품성과 자질을 보여줬다. 난세와 치세를 구분해 인물을 등용하고, 인재들이 소신껏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적재적소에 배치했다. 뿐만 아니라 잘못된 정책에 대해 서슴없이 간언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제왕학의 교과서인 정관정요(貞觀政要)는 당 태종과 신하들의 정치 문답을 정리한 책이다. 거기에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전해온다. 당 태종이 어느 날 신하들을 보고 물었다. “제왕의 사업은 창업(創業)이 어려운가, 수성(守成)이 어려운가?”

그러자 계략이 뛰어난 방현령(房玄齡)이 “당연히 창업이 훨씬 어렵다”고 답했다. 반면 바른 말을 잘하는 위징(魏徵)은 “예로부터 임금의 자리는 간난(艱難)속에서 어렵게 얻어, 안일(安逸)속에서 쉽게 잃는 법이옵니다. 그런 만큼 수성이 더 어렵습니다”라고 다른 의견을 내놓았다.

▲이에 당 태종은 두 사람의 말에 동의하면서 이렇게 매듭지었다. “이제 창업의 어려움은 끝이 났다. 따라서 짐은 앞으로 여러 공들과 함께 수성에 힘쓸까 한다.”여기서 유래한 성어가 ‘창업이수성난(創業易守成難)’이다. 풀이하면 나라를 세우는 것보다 지키는 것이 더 어렵다는 뜻이다.

한데 중국 역사를 보면 오늘의 중국이 있기까지 많은 나라들이 생겨나고 사라졌다. 중국 최초의 통일 왕조로 춘추전국시대를 끝낸 진(秦)나라는 불과 15년(기원전 221년~206년) 만에 멸망했다. 그 이유는 한 마디로 수성을 잘하지 못해서다.

▲그렇다. 어떤 일을 시작하기는 쉬우나 이룬 것을 지키기는 어렵다. ‘어렵게 얻고 쉽게 잃을 수 있다’는 얘기다. 권력도 마찬가지다. 정권을 잡는 것은 오히려 쉬울 수 있다. 허나 그것을 운영하면서 지키는 것은 어렵다. 수성을 위한 부단한 노력이 뒤따라야 그 자리를 지킬 수 있다는 의미다.

민선 8기 오영훈 도정이 출범한 지 두 달이 채 안됐다, 하지만 인사 문제로 시끄럽다. 시작부터 스텝이 꼬이고 있는 셈이다. ‘창업이수성난’, 오 도정이 반드시 되새겨야 할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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