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짱 도루묵’ 인사청문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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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종 서귀포지사장 겸 논설위원

‘말짱 도루묵’, 아무 소득이 없는 헛된 일이나 헛수고를 속되게 이르는 말이다.

이 말과 같은 뜻으로는 ‘도로 아미타불’이 쓰인다.

정성을 다해 ‘나무아미타불’하며 염불을 외웠지만 아무 소용없게 됐다는 의미다.

▲말짱 도루묵과 관련, 잘 알려진 이야기가 있다.

조선 선조가 임진왜란으로 인해 의주로 피난 가던 때였다.

한 어부가 ‘묵’이라는 생선을 잡아서 바쳤는데 선조가 먹어 보고는 맛이 좋다며 ‘은어(銀漁)’라는 이름을 붙여줬다. 그런데 한양이 수복된 후 궁으로 돌아온 선조가 다시 묵을 먹어 보고선 맛이 너무 없다며 “도로 묵이라고 하라”고 했다고 전해진다. 이 ‘도로 묵’이 ‘도루묵’이 되고, 앞에 부정적 의미인 ‘말짱’이 붙어 ‘말짱 도루묵’이 됐다는 것이다.

▲국어사전을 보면 ‘도로아미타불’은 ‘애쓴 일이 소용없게 되어, 처음의 상태로 되돌아 간 것과 같음을 이르는 말’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이 말의 유래도 몇 가지가 전해진다.

옛날 어떤 마을로 동냥을 갔던 젊은 중이 그 마을의 예쁜 처녀를 보고 상사병에 걸려 번민 끝에 처녀에게 청혼을 했다. 처녀는 10년 동안 동거를 하되 손목도 잡지 말고 바라만 보고 지내면 그 후에는 결혼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런데 동거 10년이 다 되가는 어느 날 젊은 중이 욕정을 못 이겨 처녀를 범하려고 손을 잡는 순간 처녀는 파랑새로 변해 날아가 버렸다. 10년 노력이 허사가 되고 만 것이다.

여기서 ‘10년 공부 도로 아미타불’이라는 속담이 생겨났다고 한다.

또 다른 이야기다. 어떤 젊은이가 노새를 끌고 얼음이 언 강을 건너면서 얼음이 깨질까봐 마음속으로 ‘나무아미타불’을 외우며 건넜다. 무사히 강을 건넜다고 생각한 순간 뒤돌아보니 강 건너편에 노새를 두고 혼자 강을 건넌 것이었다. 어쩔 수 없이 다시 강 건너로 돌아가며 ‘나무아미타불 도로 아미타불’하면서 건넜다는 것이다. 얼마나 허망했을까.

▲오영훈 제주특별자치도지사가 농지 투기 등으로 인사청문회에서 부적격 판정을 받은 강병삼 제주시장 임명을 강행했다. 원희룡 전 도정 때도 수차례 부적격 인사들에 대한 임명을 강행했다고 항변할지 모르겠지만 인사청문회 무용론은 더욱 확산될 수밖에 없게 됐다.

‘내 맘대로’ 임명할 바에야 왜 굳이 법적 근거 없는 인사청문회를 하는지 이해가 안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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