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자식이 어떤 일을 하면 행복할까?
내 자식이 어떤 일을 하면 행복할까?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김상미, 제주대학교 교수 실버케어복지학과/ 논설위원

부모입장에서 내 자식은 이런 일을 했으면 좋겠다는 직업군이 있다. 공무원, 검사, 판사, 교사 등 경제적으로 안정적이고 사회적으로 인정받는 직업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아이들은 이런 직업을 갖기 위해 시간과 정열, 에너지를 많이 쏟는다. 이쯤에서 생각해 볼 것이 있다. 세상을 살아가는 동안 정말 소중하고 중요하고 가치 있는 것이 무엇일까? 그것은 삶의 목적을 이루는 일일 것이다. 그렇다면 삶의 목적은 무엇인가? 그것은 행복일 것이다. 행복한 삶이 우리의 비전일 것이다. 어떤 이가 성공한 사람일까? 그것은 행복한 사람일 것이다. 어떤 이가 지혜로운 사람일까? 그것 또한 행복한 사람일 것이다.

우리는 삶의 비전을 이루기 위해 행복을 찾아 나선다. 비전을 이루기 위해서 소명, 즉 일과 연관해서 이야기해보자. 소명은 비전을 이루기 위해 지금 내가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하는 부분이다. 소명(召命)의 사전적 의미는 어떤 특별한 목적을 위해 부름을 받는 것을 일컫는 말로서 종교적인 개념으로서 신의 부름을 받는 일이라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여기서는 종교적 의미보다는 개인적 삶의 목적을 실현하고 사회적으로 의미 있는 일이라는 개념으로 사용하고자 한다.

소명은 결국 어떤 일을 하느냐의 문제인데 사실 ‘어떤 일’보다 더 중요한 것은 그 일을 ‘어떻게’ 하느냐 라고 볼 수 있다. 하나의 예를 들어보자. 어느 날 딸이 아버지에게 지금 만나는 사람이 있다고 말한다. 그럴 경우 대개 아버지의 첫 반응은 어떤가. “그 남자 어떤 직장에 다녀?” 또는 “부모님이 하는 일이 뭔데?”라고 물어볼 것이다. 이는 ‘어떤 일’에 관심이 있다. 만일 지혜로운 아버지라면 딸에게 그 남자가 어떤 일을 하는지 보다 어떤 마음가짐과 태도로 일하고 세상을 살아가는지를 궁금해 할 것이다.

일은 어떻게 하는지에 따라 그 마음가짐과 태도가 세 가지로 나뉜다. 이는 생업, 전문직, 천직이다. 첫 번째, 생업은 말 그대로 먹고 살기 위해서 하는 일이다. 일에서 얻는 보람이나 의미, 재미 등은 상관없이 오로지 돈을 벌어서 먹고 살기 위해서만 일을 하는 것이다. 두 번째, 전문직 수준으로 일하는 것은 일정부분 먹고 살기 위해 일하는 것도 있지만 일을 하면서 기술이 쌓여 능력을 인정받고 지위와 연봉이 올라가는 것이다. 오늘 날 많은 부모님들이 자녀를 전문직 종사자로 키우고 싶어 한다. 하지만 돈 벌만큼 벌고 지위가 올라갈 만큼 올라가고 나면 그 다음에 무엇이 있을까. 끝없이 연봉이 올라가는 것도 아니고 승진하는데도 한계가 있다. 연봉 상승과 승진만이 일을 하는 목적이 될 경우 그 한계에 다다랐을 때, 더 이상 올라갈 곳이 없을 때 일하는 목적, 즐거움을 잃고 말 것이다. 마지막, 천직은 하늘이 내게 주신 신성한 직무, 자기 자신의 천성에 맞는 직업을 뜻한다. 일을 먹고 살기 위해서, 능력과 전문성을 인정받기 위해 하는 것을 넘어서 하늘이 내게 주신 일이라 생각하고 일하는 동안 의미를 추구하고 일하는 자체로 보람과 행복을 느끼면서 하는 것이다.

부모들이 원하는 직업을 갖는다 하더라도 아이가 만족스럽지 못하다면 행복할 수 없다. 우리 아이들은 각양각생의 장점을 갖고 있다. 그 장점을 극대화시켜 행복하게 살아갈 수 있게 도움을 주는 게 부모의 역할이 아닐까 싶다. 그렇기 위해서는 “어떤 일”보다는 “그 일을 어떻게” 하느냐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본란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