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의 길목 제주, 재해위험지구 개선 공사 '지지부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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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우택 의원, 제주도 8월말 현재 예산 집행률은 32.1% 전국 최하위
국비 198억9400만원 배정받았지만 집행은 63억8500만원에 그쳐
상습 침수피해 하천 복개물 철거...주민 협의에만 2년 소요되기도
2007년 태풍 '나리' 내습 당시 제주시 용담1동 한천 복개구조물 위로 하천수가 역류해 주차된 차량이 침수된 모습. 태풍 '나리'로 인해 도내에서는 13명이 숨지고 1307억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2007년 태풍 '나리' 내습 당시 제주시 용담1동 한천 복개구조물 위로 하천수가 역류해 주차된 차량이 침수된 모습. 태풍 '나리'로 인해 도내에서는 13명이 숨지고 1307억원의 재산피해가 발생했다.

한반도로 향하는 태풍의 길목에 있는 제주지역에 해마다 태풍 피해가 발생하고 있지만, 이를 예방할 자연재해위험개선지구 공사는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19일 정우택 국회의원(국민의힘·청주 상당구)이 행정안전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자연재해위험개선지구 예산 집행률에서 제주는 전국 17개 시·도 중 최하위를 보였다.

제주특별자치도는 올해 이 사업에 국비 198억9400만원을 배정받았으나 8월말 현재 예산 집행률은 32.1%(63억8500만원)에 그쳤다. 이는 전국 평균(60.8%)에도 미치지 못했다.

태풍 내습으로부터 인명과 재산피해를 최소화할 재해위험개선지구 사업이 지연된 이유는 토지 보상 문제도 있지만 일부 주민들의 집단 민원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시는 하천 복개구조물 정비를 위해 2016년 20억원 들여 정밀진단 용역을 마무리했다.

그런데 삼도2동 병문천 복개구조물(132m) 철거 시 108면의 주차공간이 사라진다는 주민들의 항의로 설계와 공사가 늦어지면서 2016년 12월 발주한 공사는 4년 만인 지난해야 완공됐다.

2019년 기본계획이 수립된 용담1동 한천 복개구조물(344m) 철거 역시 406면의 주차장 축소를 놓고 2년 넘게 민원이 제기되면서 지난 7월에야 주민 협의와 설계가 마무리됐다.

총 400억원이 투입되는 이 공사는 2007년 태풍 ‘나리’로 침수 피해를 입은 지 15년 만에 발주하게 됐다.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상습 침수 피해 예방을 위해 1998년부터 현재까지 지정된 자연재해위험개선지구는 101곳에 총 사업비는 8771억3100만원이다.

이중 69개(68%) 지구는 사업이 완료됐지만 나머지 32개 지구는 공사가 진행되거나 사업이 추진 중이다.

침수 예방과 가옥·농경지 유실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공사가 진행 중이거나 추진될 32개 자연재해위험개선지구에 투입될 예산은 1913억원이다.

이 사업 역시 주민 협의가 제 때 이뤄지지 않으면 준공 목표를 기약할 수 없게 됐다.

제주도 관계자는 “자연재해위험개선지구는 당해 연도에 국비가 반영돼도 토지 보상과 하천에 접한 도로와 주차장 설계변경을 놓고 주민 민원이 속출해 공사기간과 예산 집행이 해를 넘기는 사례가 있다”며 “중기계획에 따라 연차별로 사업이 진행되는 만큼, 신속한 주민 협의와 착공으로 자연재해 피해를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제주도 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1959년부터 2020년까지 제주지역에 피해를 끼친 자연재해는 총 160회로 이 중 태풍이 74회(46%)로 빈도가 높았다.

지난 61년 동안 자연재해로 인한 인명피해는 사망 83명·실종 55명·부상 177명 등 315명이며, 재산피해는 총 4906억6500만원으로 집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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