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희망은 '기다림'...이중섭의 삶.사랑 조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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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오페라 이중섭' 23.24일 서귀포예술의전당서 개최

“향긋한 바람 내게도 불어오네. 저 바다의 향기 신선하고 새롭게 해”

이중섭은 멀리 섶섬이 보이는 자구리 포구의 언덕에서 밤바다를 그리고 있다. 전쟁으로 피난길에 올라 우여곡절 끝에 아내 남덕, 그리고 두 아이와 함께 서귀포에 터를 잡았다.

4·3으로 남편을 잃은 유족의 영정사진을 그려주고, 먹거리를 받아든다. 가난했지만 모처럼 오붓한 시간을 보내는 중이다. 그러나 고향 원산에 두고 온 어머니 생각에 마음이 사무친다.

다시 그림을 그린다. 그것만이 자신이 할 수 있는 전부였기 때문이다.

기다림. 그것은 참으로 가혹한 것이기도 하다.

사무치도록 보고 싶은 가족에 대한 기다림. 그리고 자신의 작품이 언젠가 빛을 보게 되기를 바라는 기다림. 가혹한 그 운명 속에서 스스로 ‘나의 잘못, 이 모든 게 나의 잘못’이라고 외치며 쓰러지는 이중섭. ‘기다림’은 어쩌면 그에게 마지막 남은 희망이었을지 모른다.

기다림의 끝에서 그는 말한다.

“너무 느끼고 싶다. 행복했던 시간, 행복했던 그때. 꿈에서 만나려나”

이중섭의 마지막 순간, 그가 그토록 그리던 서귀포 앞바다의 파도 소리가, 사랑하는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들리는 듯하다.

‘창작오페라 이중섭’이 23일과 24일 서귀포예술의전당 대극장에서 열렸다.

‘창작 오페라 이중섭’은 2016년 대향 이중섭 탄생 100주년을 맞아 오페레타로 제작됐고, 2019년부터 창작 오페라로 발전시켜 서울과 제주에서 성황리에 공연돼 서귀포시의 대표 문화콘텐츠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이번 공연은 ‘서귀포 환상’을 부제로 이중섭 예술혼, 파란만장한 생애와 함께 가족과의 추억이 가득한 서귀포의 모습을 풀어냈다.

출연진은 이중섭 역의 이재욱·김중일, 마사코 역의 김유섬·정혜민 등이며 이번 공연은 지난 공연에 비해 오페라 제작과 참여 경험을 통해 제주 예술인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제주 인력의 참여 비중을 높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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