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61회 탐라문화제, 하영 왕 봅써
제61회 탐라문화제, 하영 왕 봅써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페이스북
  • 제주의뉴스
  • 제주여행
  • 네이버포스트
  • 카카오채널

박재형, 제주문인협회장

탐라문화제가 돌아오면 중고등 학생 시절 백일장에 참여했던 기억이 새롭다. 선생님이 교통비를 주시면 제주시에 와서 제주북초 운동장에 모여 설명을 듣고, 두루마리에 쓴 제목을 보고나서 교실로 들어가 글을 썼다. 또한 제주로 피난 온 중국인들이 목발 위에서 춤을 추고 걸어가는 건 매우 흥미로운 일이어서 중앙로는 인파로 들끓었다. 탐라문화제는 지금보다 규모는 작았지만 큰 잔치였다. 시상식은 시민회관에서. 당시 실내행사는 시민회관이 주 무대였다.

올해 61회 탐라문화제는 ‘와릉와릉 또시글라, 제라헌 탐라의 얼’이라는 주제로 10월 6일부터 10일까지 탑동 해변공연장과 탑동광장, 탐라문화광장 일대에서 개최되고, 시화전, 건축가전은 10월 1일부터 6일까지 문예회관 전시실, 미술협회전은 4일부터 산지천 갤러리에서 열린다. 코로나로 인해 3년 동안 비정상적으로 열렸던 아쉬움을 털어내고 다채로운 행사로 탐라문화제는 도민에게 다가갈 것이다.

탐라문화제는 1962년 순수예술단체인 제주예총이 중심이 되어 제주예술제로 출발하여 한라문화제를 거쳐 탐라문화제로 정착되었다. 제주예총은 도민중심의 축제를 만들기 위해 환갑이 넘도록 한결같이 풍성한 잔치를 벌여왔는데, 61회 탐라문화제는 기원문화축제, 민속문화축제, 예술문화축제, 참여문화축제 등 총 17개 종목으로 진행되며 예전처럼 거리 퍼레이드와 사전행사 등이 펼쳐진다. 도내 예술인들과 읍·면·동민 등 1500여 명이 참여하며, 해외 교류단체, 타시도, 일본, 몽골, 중국, 필리핀 예술인들도 참여 볼거리를 풍성하게 하여 국제문화예술교류의 장으로 만들어 줄 것이다.

탐라문화제의 성패는 제주예총과 제주예술인들의 노력이 좌우하지만 도민의 참여 없이는 성공할 수 없다. 관중이 없으면 축제라고 할 수 없다. 무대 위에서 펼치는 공연예술은 더욱 그렇다. 예술가가 흥이 나지 않으면 공연은 빛 좋은 개살구가 되고 만다. 방송이나 유투브로 중계가 될 터이지만 현장에서 구경하는 사람이 많아야 축제는 그 가치가 증대된다. 제주예술을 전승할 기회를 제공하는 것만으로도 가치가 있는 일이지만 관중이 없는 축제는 애써 준비한 사람들을 맥 빠지게 한다.

탐라문화제는 문화예술을 통해 전도민이 세대 간, 지역 간 소통으로 하나로 만들 축제다. 조상의 얼이 서려있는 문화와 예술을 보여주는 소중한 기회로 그 가치가 무한하다. 우리가 이어받은 문화와 예술을 더욱 발전시켜 후손들에게 물려주어야 제주의 정체성을 보전하는 일이 될 것이다. 구경을 하는 것만으로도 제주도민의 마음속에 제주의 가치에 대한 소중함을 알게 될 테고, 절로 애향심이 자라날 거다. 제주어보전의 사명 또한 지대한데 탐라문화제는 제주어를 배우는 소중한 기회를 제공한다.

제주도민 모두가 즐겨야 할 탐라문화제가 다가온다. 탐라문화제는 짧은 기간 동안 벌어지는 축제지만 영원히 제주의 후손들에게 넘겨주어야 할 소중한 기회이다. 도민들 모두 탐라문화제 마당에 나와 문화와 예술을 성숙시키는 잔치로 만들어 주었으면 좋겠다. 하영 차린 잔치 하영 보레 옵서.





※본란 칼럼은 본지 편집 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