넓은 들판에 숨은 달(月)...제주 동부권 절경 일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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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2. 은월봉(은다리오름)
은다리오름 정상서 본 다랑쉬오름
은다리오름 정상서 본 다랑쉬오름
은월봉 정상
은월봉 정상

넓은 들판에 달(月)이 숨어 있는 모습. 머릿속으로 상상만 해도 참 정겨운 모습이다.
제주시 구좌읍 종달리의 중산간 자락에 위치한 은월봉(隱月峰). ‘달이 숨어 있다’는 뜻을 가진 은월봉이라는 이름처럼 오름의 모양이 넓은 들판 가운데 숨어 있다고 해서 이같은 이름을 갖게 됐다.
이를 다른 이름으로 은들오름, 운들오름, 눈달오름, 은다리오름, 윤드리오름 등 많은 이름으로 불려진다.
중산간동로 손자봉교차로(손자봉과 용눈이오름)에서 용눈이오름로를 따라 진행, 용눈이오름 앞을 지난 후 3㎞ 가량 더 진행하면 이름처럼 넓은 들판에 우뚝 솟은 산체 앞에 도착하는데, 바로 은월봉이다.
오름 입구에 커다란 바위에 ‘은다리오름’이 새겨진 표지석이 우뚝 서 있다.
표고 179.6m, 비고 75m의 말굽형 오름이다, 말굽형이지만 오름 끝자락 사이의 넓이가 150m로 마치 만두와 닮은꼴이다.
표지석 앞에 섰으나 정상으로 향하는 탐방로가 없다. 어느 쪽으로 정상을 공략할지 잠시 고민하다 상대적으로 높이가 낮아 보이는 왼쪽을 선택. 
목장과 목초지 등으로 경작되는 굼부리 내부로 걷다가 목초지대로 진입해 오름 끝자락 기슭에 도착했다. 오름 기슭과 목초지 경계돌담 너머 오르미들이 달아 놓은 리본이 눈에 들어온다.
돌담을 넘었으나, 리본만 보일 뿐 탐방로는 없다. 무조건 위를 향해 걸음을 옮기다 보니 몇 개의 리본과, 재선충 감염목을 제거하기 위한 벌목 근로자들이 다녔던 흔적이 도 곳곳서 보인다.
더 오를 곳이 없는 지점에서 능선을 따라 오른쪽으로 발걸음을 옮긴다. 탐방로는 없고, 그저 소나무 사이사이로 새(초가지붕을 이는 띠의 제주어)더미와 각종 잡초와 가시덤불이 가득하다.
오름 앞에 거대한 표지석만 있을 뿐, 탐방로 등이 없어서인지 오르미들의 발길이 뜸한 곳이다. 탐방로가 없어도 탐방객이 많은 오름은 오르미들의 발걸음으로 자연스럽게 길이 생기기 마련인데. 은다리오름은 인간의 때가 묻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모습이다.
정상부 소나무숲을 벗어나 하산 길로 접어드니 시원스러운 절경이 펼쳐진다. 
주변의 드넓은 들판을 비롯해 가까이 용눈이오름을 비롯해 저 멀리 서귀포시 성산읍의 두산봉과 알오름, 그리고 우도, 지미봉, 다랑쉬오름이 숲을 빠져나온 탐방객을 반긴다. 일출을 감상하기 좋은 곳이기는 하나 탐방로가 없어 해 뜨기 전 산행에는 다소 무리인 듯 싶다.
원점 회귀 역시 쉽지 않다. 내려가기 편한 곳을 찾고, 철책을 통과하고, 급경사의 미끄러짐을 감내해야 했다.
하지만  미지의 땅을 정복한 듯한 소소한 행복감에 빠져든다.
조문욱 기자 mwcho@jejunews.com 

은다리오름 표지석
은다리오름 표지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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