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후약방문’으론 시민 안전 위협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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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시 애월읍 고내리 해안도로는 운전자들에게 ‘마의 구간’으로 통한다. 특히 이곳 지리에 익숙하지 않은 이들에겐 더 그렇다. 애월항에서 고내포구 방면은 내리막 굴곡진 길이라 사고가 잦다. 지난 4일만 해도 20대 관광객이 운전하는 렌터카가 이 지점에서 승용차와 충돌해 승용차 운전자와 동승자가 다쳤다. 경찰 조사 결과 렌터카 운전자는 혈중알코올농도가 면허 취소 수치(0.08% 이상)를 초과한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7월에도 이 부근에서 사상자 7명을 낸 렌터카 전복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운전자는 음주 상태로 렌터카를 시속 110㎞로 몰다 도로를 이탈하며 갓길에 있는 바위를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동승자 3명이 숨지고 운전자 등 4명이 크게 다쳤다. 실로 대형 참사가 아닐 수 없다.

이 두 사고 모두 음주 운전이라는 점에서 도민사회에 경종으로 작용해야 할 것이다. 이와 함께 기형적인 도로 구조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아무리 도로 사정에 밝고, 운전에 익숙한 운전자라 할지라도 급경사에꺾이는 곳에서 두려움을 느낀다. 렌터카 운전자들에겐 불안과 공포의 구간일 수밖에 없다. 보행자의 안전도 위협받기 마련이다.

당국의 굼뜬 사후 조치는 더 문제다. 제주도가 지난 7월 사고 후 경찰 등 유관기관과 합동점검을 벌여 도로의 제한속도를 현행 50㎞에서 40㎞로 하향하고, 과속방지턱과 커브 길임을 알리는 갈매기 표지판 등을 설치키로 했다면 즉시 시행했어야 했다. 이번 사고가 발생하자 공사 금액 산정과 업체 선정이 늦어졌기 때문이라고 하는 것은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 비록 ‘사후약방문’이 되었지만, 제대로 시행하길 바란다.

안전엔 유비무환의 자세가 중요하다. 이 점에서 해양수산부의 ‘항만 재해위험도 수준별 평가’에서 재해위험 수준이 가장 높은 5등급(초고위험)과 4등급(고위험)을 받은 서귀포항과 성산포항에 대해서도 시설을 보강하길 바란다. 모두 인명 사고와 직결될 수 있는 차량 진입과 추락 방지를 위한 시설 등이 크게 손상됐다. 대책을 차일피일 미루다간 큰 화를 부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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