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대군주와 절대권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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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종 서귀포지사장 겸 논설위원

‘최고 존엄’은 ‘여러 존엄한 존재 가운데 가장 존엄한 존재’라는 뜻이다.

북한에서 김정일 국무위원장을 우상화하면서 쓰는 표현으로 2009년 5월 3일 조국평화통일위원회 대변인 담화에서 처음 사용됐다. 존엄(尊嚴)의 사전적 풀이가 ‘인물이나 지위 따위가 감히 범할 수 없을 정도로 높고 엄숙함’, 또는 ‘예전에 임금의 지위를 이르던 말’임을 보면 최고 존엄은 그야말로 신성불가침(神聖不可侵)의 지위에 있음을 말한다.

지난 18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김정일 위원장을 두고 ‘최고 존엄인가 하는 사람’이라고 칭했다가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과 표현의 적정성을 놓고 충돌을 빚기도 했다.

▲지난 16일부터 22일까지 열리고 있는 중국 공산당 제20차 전국대표대회에서 시진핑 국가주석에 대한 찬양이 이어지고 있다.

마침내 시진핑에게 “중국 인민 모두가 열망하는 ‘인민영수(人民領袖)’”라는 칭호도 부여됐다. 중국 공산당 역사상 영수 칭호를 받은 지도자는 27년간 종신집권하며 ‘위대한 영수’로 불렸던 중국 건국의 아버지 마오쩌둥 단 한 사람 뿐이다.

이 같은 시진핑 우상화에 대해 미국 뉴욕타임스는 “중국이 최근 ‘서쪽의 북한’으로 불리고 있다”고 꼬집었다. 절대군주가 절대권력을 휘두르는 북한과 다르지 않다고 본 것이다.

▲그런데 요즘 자유민주주의 국가인 우리나라의 정치권에서 납득하기 어려운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 대통령이나 당대표를 같은 당 소속 의원 등이 비판을 가하면 동료 의원이나 당원들이 득달같이 달려들어 공격을 해댄다.

전재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재명 대표의 방산주식 매매를 비판하자 일부 당원들이 문자폭탄을 날린 것은 물론 같은 당 안민석 의원은 “제 식구 잡아먹는 갈치 정치”라고 비난했다.

유승민 국민의힘 전 의원도 윤석열 대통령의 비속어 발언 등을 비판했다가 같은 당 당권주자 및 의원들로부터 힐난을 받아야 했다.

대통령과 당대표는 함부로 비난해서는 안 되는 성역이라도 되는 것일까.

▲아무리 권세와 이익을 따르는 것이 시대의 풍조라고는 하나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 절대군주와 절대권력은 있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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